- 학과간 벽 허물어 융합 대세 속
- 기초학문 강화하는 공약 ‘봇물’
- 재학생 투표 의사 4분의 1 불과
- 총학, 온라인 홍보로 참여 독려

부산대학교 제22대 총장임용후보자 선거를 앞두고 지난 2일 마지막 후보자 토론회가 열렸다. 선거는 6일 오전 10시 금정캠퍼스 경암체육관 주경기장에서 합동연설회를 마친 뒤 온라인 투표로 실시된다. 투표는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진행하고, 1·2순위 후보자를 교육부에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 중에서 1명을 총장으로 임명한다.

제22대 부산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거를 앞두고 마지막 공개 토론회가 지난 2일 대학본부 대회의실에서 진행되고 있다. 부산대 제공

■후보 “기초학문 보호 필요” 이구동성

지난 2일 부산캠퍼스 대학본부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제22대 부산대학교 총장 선거 제3차 후보자 초청 공개 토론회’에는 ▷기호 1번 김석수(국제전문대학원) ▷2번 하충룡(무역) ▷3번 최재원(기계공학) ▷4번 남덕현(중어중문) ▷5번 진성호(화학교육) ▷6번 김한성(유기소재시스템공학) 후보가 한자리에 모여 학문 간 융합과 기초학문 보호라는 상충된 문제를 해결할 방안 등을 놓고 토론했다.

특히 학과 간 벽 허물기가 대세가 된 현상과 관련해서는 기초학문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김석수 후보는 “기초 보호학문 분야 대학원 폐강 기준을 완화하겠다”고 공약했고, 최재원 후보는 “펜토미노(진로·취업에 맞춰 모듈과 트랙을 기반으로 한 전공 디자인) 교육과정에 부적합한 학문 단위는 별도로 지원하는 등 분야별 발전모델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성호 후보는 “인문사회계열 연구소 활성화를 위해 연간 1억5000만 원 정도를 지원하겠다”, 남덕현 후보는 “기초 없이는 실용·응용도 없다는 점에서 기초학문 분야의 무전공 선발은 부적절하며, 더욱 심화 교육을 하는 게 맞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충룡 후보와 김한성 후보는 각각 “학문융합의 필요성이 있겠지만 국립대학만이 할 수 있는 기초학문 보호를 충실히 해야 한다”, “기초학문은 먼 미래를 보고 투자해야 하며, 기초학문 단위는 입학정원 외 최소 학생 정원을 보장하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학생 5900명만 온라인투표 신청

이번 총장 선거에서 후보들은 학생회관 이전과 순환버스 확대 등 다양한 공약을 내놨지만, 정작 학생들의 관심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대에 따르면 학생 선거인 2만3439명(휴·정학 제외, 학부생과 일반·전문대학원생) 가운데 투표를 위해 사전에 온라인 선거인명부에 등록한 학생은 5900명대(지난 2일 기준)다. 부산대 총장 선거는 기본적으로 온라인으로 치르기 때문에,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인의 휴대전화 연락처와 이메일 주소 등 개인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에 동의가 필요하다. 선거 당일 현장 투표도 가능하지만, 적극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학생 규모가 사실상 약 6000명에 불과한 것이다.

제21대 총장 선거에서 학생들은 ‘투표권 확대’를 요구하며 선거 보이콧에 나섰다. 당시 선거에서는 학생 선거인을 100명 이내의 학부생·대학원생으로, 투표 반영률은 교원 선거인 수의 100분의 3.9167의 비율로 정하면서 ‘직선제’의 취지가 무색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부산대 구성원들은 내홍을 딛고 지난해 9월 비교원의 투표 반영 비율을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선거 규정을 개정했다. 학생 투표 반영률은 교원선거인 수의 100분의 10의 비율로 확대됐다. 선거인 범위도 100명 규모에서 전체 학생으로 늘었으나, 낮은 참여로 실질적인 표의 가치가 규정 변경 전보다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에 총학생회는 현장 투표 독려에 나섰다. 이창준 총학생회장은 “총장 선거와 관련한 카드뉴스나 각 후보자에게 질의한 내용 등을 SNS로 홍보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현장 투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