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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도로에서 굴착기에 받혀 사망했다면 산재 아닌 교통사고로 봐야

울산지법 산업안전보건법 위반혐의 HD현대중공업 법인 및 대표이사 일부 무죄 선고

재판부, 굴착기가 도로 따라 이동한 것은 본래 용도인 건설작업과는 무관해 산재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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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내에서 굴착기에 의한 인명 사고라도 도로를 따라 이동 중에 발생했다면 산업재해가 아닌 교통사고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방법원 전경. 국제신문 자료사진
울산지법 형사3단독 이재욱 부장판사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HD현대중공업 법인과 대표이사에게 일부 무죄를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선 2021년 9월30일 직원 A 씨가 몰던 굴착기가 하청업체 근로자 60대 B 씨를 치어 숨지게 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굴착기는 독(dock·선박 건조 부두)에서 작업을 마친 후 주차를 위해 조선소 내 도로를 운행하던 중 길 가던 B 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충격해 사망케했다.

검사는 당시 사고가 난 도로가 평소 원·하청 근로자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곳인데도 회사 측이 굴착기 이동 경로에 근로자 통행을 막지 않은 채 굴착기를 운행하도록 지시해 사고가 난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검사는 사측이 통행을 막지 않았다면 굴착기 운행을 안전하게 보조할 유도자를 배치했어야 했다고 봤다.

그러나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굴착기가 도로를 따라 이동하는 것은 본래 용도인 건설 작업과는 무관한 것이기 때문에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특히, 사고가 난 도로는 인도와 차도가 구분돼 있고, 평소에도 굴착기, 지게차, 화물차, 일반 차량, 오토바이 등이 이용하는 곳이기 때문에 ‘작업 장소’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즉, 해당 사고는 작업 중 발생한 산업재해라기보다 교통사고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굴착기 운전자 A 씨에겐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유족이 피고인과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참작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한편, 이 사고와 관련해 진행된 고용노동부 특별안전감독에서 안전난간 설치 미비 등이 지적돼 HD현대중공업과 대표이사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묶어 기소돼 각각 1000만 원의 벌금이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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