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태블릿PC가 책, SNS가 대자보…대학가 ‘종이 종말시대’

학생들 문서보다 전자기기 선호, 부산대 인쇄소 10곳 중 4곳 폐업

  • 정지윤 기자 stopx@kookje.co.kr
  •  |   입력 : 2024-02-28 19:43:40
  •  |   본지 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업주 “올해 새내기 구경도 못해”
- 무인점도 코로나 이후 매출 바닥
- 온라인시대 팀 과제도 카톡으로

요즘 대학은 무지(無紙)의 시대다. 캠퍼스 내 게시판에 빼곡히 붙어있던 대자보도 옛말이 됐다. 대자보 대신 SNS 게시물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28일 개학을 코앞에 뒀지만 부산대 캠퍼스 게시판은 텅 비어 있었다. 과거 굵은 매직으로 휘갈긴 대자보나 덧붙여진 반박 대자보가 가득했던 공간은 녹슨 스테이플러 심만 가득했다.
28일 부산대학교 금정캠퍼스에서 한 학생이 교내 게시판을 무심하게 지나가고 있다. 게시판은 신학기 코앞인데도 게시물 대신 녹슨 스테이플러 심으로 가득 메워져 있다. 이원준 기자
대학가 인쇄업자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20년 이상 부산대 정문에서 인쇄소를 운영하는 A 씨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전면 대면수업을 시작한 지 1년이 넘었지만 매출은 2/3 이상 급감한 채 회복할 기미가 없다. 태블릿PC로 책을 보고 필기하다 보니 굳이 프린트할 필요를 못 느끼는 거 같다”며 “23학번 새내기는 구경조차 못 했고 학생 손님은 거의 발길을 끊다 시피 하다”고 말했다. A 씨는 “최근 2년 새 대학 정문 인근 가게 10곳 중 3, 4곳이 폐업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28일 부산대 앞 무인 인쇄소가 텅 비어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지난 5~6년 새 우후죽순 생겨난 무인 인쇄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곳은 인쇄 매수만큼 현금을 내던 기존 인쇄소와 달리 앱이나 키오스크로 무인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전국 대학 캠퍼스에서 2016년부터 무인 프린트사업을 하던 업체도 지난해 10월 경영난을 이유로 폐업했다. 40년 동안 대를 이어 운영하던 인쇄소를 2020년 무인 시스템으로 바꿨던 B 업체 대표도 “코로나19 이후 바닥 친 매출이 아직도 그대로라 직원들을 구조조정했다. 관공서나 기업 단골 거래로 먹고 살고, 인쇄 매출은 거의 나오지 않아 가게 문만 열어둔 상태다”고 말했다.

종이로 대표되는 아날로그 대신 온라인 문화가 대학의 주류 문화로 자리 잡았다. 빈 강의실이나 과방에 모여 조별 과제를 하는 대신 줌이나 구글 미트 등 화상 채팅 앱에서 모임을 한다. 자료 공유도 카톡이나 노션 등 공유 앱을 이용한다. 최근 졸업한 이유진(동아대·26) 씨는 “코로나19 때 집합금지로 시작된 비대면 조별 과제에 익숙해져 코로나19 이후에도 웬만하면 비대면을 선호하게 됐다. 과제 발표하는 날에 조원 얼굴을 처음 본 적도 있다”고 말했다.

전자기기가 종이를 대신하면서 이에 대한 구매 부담도 늘었다. 학교 과제나 대외활동을 하려면 노트북이 꼭 필요한 데다, 강의 필기용으로 태블릿PC까지 구입하려면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복학을 앞둔 대학생 김민철(부경대·22) 씨는 “새 것을 사면 구매 비용이 300만 원정도 들 것 같다. 이 정도 금액은 감당하기 어려워 노트북은 새로 사고, 태블릿PC는 누나가 쓰는 걸 물려받을까 싶다”며 “강의실에 가면 대부분 태블릿PC를 사용하기 때문에 없으면 안 될 필수품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롯데타워 공사 고의 지연 의혹…市는 ‘면죄부’
  2. 2비서실장 유력설 장제원에 쏠린 눈
  3. 3쪽방 적응 어렵고 대인기피증까지…부산 노숙인 셋 중 1명 노인
  4. 4미워할 수 없는 황성빈, 첫 멀티홈런 ‘인생경기’
  5. 5선박·항만, 수소 전환 ‘대세’…부산, 무탄소시대 이끌어야
  6. 6[부산 법조 경찰 24시] 유사사건 무죄, 피고인 불출석에 연기…하윤수 2심 변수
  7. 7똑같이 초과수당 부정수령…누군 선고유예, 누군 집행유예(종합)
  8. 8대가성 물품·상습 결근·횡령 정황…부산 공무원들 왜이러나
  9. 9부산시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기구 만든다
  10. 10[서상균 그림창] 초청장
  1. 1비서실장 유력설 장제원에 쏠린 눈
  2. 2서동 곽규택 "북항 재개발 승인권, 부산시 이관 법제화"
  3. 3尹-李 영수회담 성사…총리 인선·민생지원금 등 의제 조율
  4. 4[뉴스 분석] 유럽 G7회의 또 초청 못 받은 韓…美日 치중 외교 도마 위
  5. 5尹 오찬 초청…한동훈 건강 이유로 거절
  6. 6부산진갑 정성국 "아동복지법 보완해 교권강화 입법 완수"
  7. 7동래 서지영 "노후화된 사직 구장, 시민친화 공간 조성"
  8. 8野 6당 “채상병특검법 내달 처리하자”
  9. 9기시다, 야스쿠니신사에 또 공물
  10. 10“용산 직할체제, 영남지도부 한계” 與 총선 책임론 몸살
  1. 1부산롯데타워 공사 고의 지연 의혹…市는 ‘면죄부’
  2. 2선박·항만, 수소 전환 ‘대세’…부산, 무탄소시대 이끌어야
  3. 3부산시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기구 만든다
  4. 4“韓·日·호주 산업 역량 결집, 액화수소운반선 개발 시동”
  5. 5“망미주공 시공사 선정절차 공정하게 진행할 것”
  6. 6“성공적 탄소중립 달성 위해 범국민적 동참 의지는 필수”
  7. 7“수소船 국제안전기준 전무…韓, IMO 제출 목표로 진행”
  8. 8“국제사회 선박 오염원 규제, 수소 연료전지 시장 급성장”
  9. 9“수소선박 중요성 시민 설득해야…충전소 등 위험하지 않다는 인식 전환 필요”
  10. 10부산 울산 경남·TK, 제조+AI융합 협업 국비 300억 받는다
  1. 1쪽방 적응 어렵고 대인기피증까지…부산 노숙인 셋 중 1명 노인
  2. 2[부산 법조 경찰 24시] 유사사건 무죄, 피고인 불출석에 연기…하윤수 2심 변수
  3. 3똑같이 초과수당 부정수령…누군 선고유예, 누군 집행유예(종합)
  4. 4대가성 물품·상습 결근·횡령 정황…부산 공무원들 왜이러나
  5. 5[르포] 장애인 이동권 개선 1년 노력…휠체어 쏠림 등 갈 길 멀어
  6. 6오늘의 날씨- 2024년 4월 22일
  7. 7부산 동래구 사직동 주택 화재로 60대 남성 사망
  8. 8내일 아침까지 비...낮 최고기온 부산 18도
  9. 9'통행료 미할인에 불만'…수납원 얼굴 향해 동전 던진 50대 벌금형
  10. 10해운대해수욕장 포차촌 올여름엔 못 본다...6월 말까지 정리
  1. 1미워할 수 없는 황성빈, 첫 멀티홈런 ‘인생경기’
  2. 2황선홍호, 22일 일본전…2년 전 굴욕 씻을까
  3. 3뜨거운 이정후, 홈구장서 첫 홈런
  4. 4반여고 정상원, 체육회장기 씨름 우승
  5. 5최은우 17번홀 버디…극적 2년 연속 우승
  6. 6시장기 시민게이트볼대회, 부산진구 초연팀 우승
  7. 7롯데 유니폼 입고 “KCC!”…KCC, 부산시민 압도적 응원 속 챔프전 진출
  8. 8황성빈, 개인 통산 2호 홈런 폭발…이번엔 당당하게 홈 복귀
  9. 9전창진·라건아 "LG? KT? 어떤 팀이 챔프전 올라와도 상관없어"
  10. 10"우리 성빈이가 달라졌어요"...황성빈, 하루에 3홈런 작렬
우리은행
우리의 노후 안녕할까요…올드 푸어 다이어리
쪽방 적응 어렵고 대인기피증까지…부산 노숙인 셋 중 1명 노인
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척추 물혹수술…재활치료비 도움 절실
  • 국제크루즈아카데미
  • 걷기축제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