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엔 75곳 한글단체까지 격노
- 8일부터 1인 시위 등 단체행동
부산 강서구가 전국 외래어 법정동 난립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구의회의 ‘에코델타동’ 명칭 반대 의견(국제신문 지난 1월 17일 자 8면 보도)에도 불구, 부산시에 타당성 검토 요청 서류를 제출했다. 이에 한글문화연대 등 전국 75개 단체는 이달부터 에코델타동 명칭 취소 시민운동을 전개하면서 강서구에 전국의 이목이 집중된다.
 |
| 국제신문 취재진이 항공촬영한 에코델타시티 2단계 사업 부지 전경.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
에코델타동취소운동본부(운동본부)는 이달부터 전국 최초 외래어 법정동으로 추진되는 강서구의 에코델타동 명칭 사용 취소 시민운동을 시작한다고 3일 밝혔다. 운동본부는 오는 8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한다. 한글문화연대와 한글바른말연구원 등 모두 75개 전국 한글단체가 참여한다. 본부는 1인 시위와 함께 부산과 전국 전·현직 국회의원 약 1350명에게 호소문 발송 등 시민 운동 동참을 촉구할 계획이다.
앞서 운동본부는 지난달 26일 김형찬 강서구청장에게 명칭 취소 청구 공문을 발송해 법정동 명칭 제고를 요구했다. 14대 국회의원 출신인 원광호 본부장은 “법정동 명칭을 정할 때는 지역주민의 의견 수렴이 충분히 이뤄져야 하지만, 에코델타시티 입주민 온라인 카페를 통해 설문조사가 이뤄져 특정 계층과 세대 의견만 과다 대표됐다”며 “이후 지명위원회 심의를 거쳤지만, 별도의 공청회나 토론 한번 없이 끝나 형식적인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어 본부는 구가 법정동 명칭 공모 때도 가급적 외래어 사용을 지양하라는 조건이 있고 지명위원회 심사 기준에도 지역의 역사적 가치, 상징성, 독창성 등을 고려하는 심사 기준이 있지만 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신설될 법정동은 강동동·명지1동·대저2동 일부를 합쳐 약 7만6000명이 거주할 지역이다. 법정동은 등기부등본이나 신분증 등에 쓰이는 법적 주소로 행정구역상 행정동과 같은 곳도 있고 다른 곳도 있다. 부산의 경우 법정동은 249곳이지만 행정동은 205곳이다.
구의회 조례심사특별위원회도 지난 1월 여야 전원이 행정 수요 대응을 위한 법정동 신설에는 찬성하지만, 그 명칭을 에코델타동으로 정하는 건 반대한다는 공식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에코델타동이라는 이름을 쓰면 전국 신도시에 외래어 법정동이 난립하는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전 유성구는 2010년 새 법정동을 만들며 ‘관평테크노동’이라는 외국어 혼용 이름을 선정했으나 주민 반발로 석 달 만에 폐기했다.
구는 지난달 중순께 부산시에 법정동 신설 타당성 검토 신청을 위한 실태조사서와 구의회 의견서를 제출한 상태다. 부산시는 이를 행정안전부에 제출하고, 행안부는 현지조사와 타당성 검토 이후 승인 여부를 판단한다. 구는 지난해 12월 지명위원회를 열어 에코델타동 명칭 추진을 확정했다. 구는 지난해 10월 지역주민·입주자(스마트빌리지)·입주예정자(공동주택)를 대상으로 온라인(네이버 카페) 등을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대상자 8168명 중 총 3719명(45.6%)이 응답했다. 결과는 ▷에코델타동(1787표·48%) ▷가람동(608표·16%)▷삼성동(336표·9%) 순으로 집계됐다. 구 관계자는 “전국 최초 스마트시티 국가시범 도시라는 점, 젊은 인구가 꾸준히 느는 신도시 이미지 등을 고려해 지명위원회 심의를 거쳐 에코델타동을 선정했다”며 “시에 이런 내용과 함께 구의회의 의견을 포함한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