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화운동 정보 공유 허브 역할
- 전문성 뒷받침된 대중성 갖춰야
- 노후 시설 리모델링·접근성 필요

“올해는 민주공원이 새롭게 출발하는 해입니다. 부산시민을 위한 민주교육 플랫폼으로서 그 역할과 위상을 강화하는 데 주안점을 둘 생각입니다. 또 민주주의 자료 정보 공유의 허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민주공원을 운영하겠습니다.”

이동일 민주공원 관장이 운영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민주공원 제공

19일 부산 중구 민주공원 관장실에서 만난 이동일 제10대 민주공원 관장은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27일 취임식을 한 이 관장은 2007년 학술사료 과장으로 민주공원에 첫발을 디뎠다.

동아대 사학과에서 한국현대사를 전공한 그는 은폐되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고, 그 실체를 밝혀내고 싶어 학문을 시작했다. 그렇게 연구 활동을 통해 민주화 운동에 기여하고자 박사 논문을 준비하던 중 그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자리가 났던 것이다.

이 관장은 학술사료 과장을 거친 후 2008년부터 10년간 교육문화팀장으로 일했다. 이때 그간 민주공원에서 해오던 ‘논술 토론 한마당’ 사업도 맡았는데, 그중 일반적인 강연회를 청소년 인문학 교실로 확대했다. 인문학 교실의 특이점은 연속성이었다. 여기에 참가했던 학생이 성인이 되고서는 자원봉사자로 참여한다. 일명 ‘하늬’로 불리는 이들이 인문학 교실에 다시 참가하고 싶어 자발적으로 봉사하는 것이다. 민주공원에는 하늬 출신 직원도 더러 있다. 연속성이 직업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 관장은 17년간 몸담은 민주공원을 ‘복합문화공간’이라고 설명한다. 공연과 전시 등 문화예술 사업을 할 뿐만 아니라 민주시민 교육의 역할도 맡는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세대에겐 민주화 운동은 낯선 옛날얘기처럼 여겨질 수 있다”며 “이를 대중화하기 위해 민주공원이 기여해왔고, 앞으로는 더 큰 기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 관장은 민주공원에 대중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 대중성이 있기 위해선 전문성이 뒷받침돼야 하며, 그 계획의 일환으로 민주주의 관련 자료의 수집과 연구가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민주공원은 오는 12월 기록의 집(가칭) 개관을 앞두고 있다. 이곳은 민주화 운동 등 민주주의 관련 자료의 수집·보관·연구의 기능을 가진 기록관이다. 그간 자료 보관 공간이 모자랐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됐으며, 그 자료를 분석하고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이 관장은 플랫폼으로서 민주공원의 역할을 강조한다. 기록의 집 개관이라는 인프라 확충과 더불어 한국 사회에서 제도화되는 민주시민교육의 흐름상 민주공원이 새로운 단계로 진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공원이 복합문화공간이자 부산 민주주의 플랫폼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게 그의 운영 목표이다.

이 관장의 다른 목표는 민주공원의 시설 개선이다. 25주년을 맞은 민주공원의 노후한 시설들을 리모델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접근성 개선을 위해 모노레일 설치와 마을버스 공원 내 진입 등도 구상 중에 있다. 그는 “민주공원은 부산시민의 숭고한 민주 희생 정신을 기리고 발전시키기 위해 조성됐다”며 “인프라 개선을 비롯해 교육장으로서 민주공원을 흔들림 없이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우리의 임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