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매·은행대출 등 어려움 호소
- 구 “조합서 해결하는 방법 유일”
- 조합 “공사비 마련해 연내해결”
부산 부산진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입주한 지 1년 6개월이 넘도록 아파트 단지 전체 준공이 지연되면서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하지 못한 입주자들의 불만이 확산한다. 국제신문 취재 결과 정비사업 조합의 자금 사정으로 정비기반 시설 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부산진구가 전체 준공 승인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진구는 2000세대가 넘는 A 아파트 단지의 전체 준공이 완료되지 않아 입주자들이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3일 밝혔다. 2022년 9월 입주를 시작한 이 아파트는 이른바 ‘동별 준공’으로 불리는 단지 내 준공은 받았다. 하지만 단지 내부 부대시설의 공사를 마치지 못해 전체 준공이 나지 않았다. 소공원과 도로 등 정비기반시설과 함께 교회 신축 공사가 끝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 아파트의 건축물대장 등록이 불가능해 입주자들은 소유권 등기 이전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18개월이 지나도록 주택의 소유권을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입주자들은 불편을 넘어 불이익을 겪는다. 입주민들은 매매를 비롯해 은행 대출 등 부동산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절차에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호소했다. B(40대) 씨는 “대부분 대출을 받아서 입주했는데, 입주 당시 금리가 워낙 높아 너무 힘들다. 그런데 소유권 이전 등기가 안 돼 대출 갈아타기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수개월도 아니고 1년 반이 넘도록 단지 전체 준공이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 국내 유수의 건설사가 지은 아파트가 맞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다른 입주자 C(50대) 씨는 “기본적인 권리 행사가 힘들다”며 “급하게 집을 팔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매매가 힘들다”고 털어놨다. 일부 입주민들은 조합을 상대로 소유권 이전 등기를 못한 데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은 미준공 시설물의 공사 완료를 위해서는 약 300억 원이 들어가지만 자금난으로 공사가 지연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조합장이 해임되고 새로운 조합장이 선출되는 과정에서의 공백 기간도 있었다. 조합은 공사자금을 마련해 연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합 관계자는 “지난달 정기총회에서 미준공 시설의 공사를 위해 조합 재산을 매각하는 안건이 의결됐고, 매각이 이뤄지면 전체 준공을 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소유권 이전 등기가 가능하도록 구에 부분이전고시를 신청하는 등 입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진구 관계자는 “입주민들의 불편을 비롯해 해당 아파트의 사정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조합이 신청한 부분이전고시를 수용하기에는 단지 전체의 공사 상황을 볼 때 쉽지 않을 것 같다. 현재로서는 조합이 조속하게 정비기반시설 등의 공사를 끝내 전체 준공을 받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설명했다. 부산진구의회 손재호 의원도 “입주민의 불편이 장기화하면서 행정적 지원책을 검토했지만 사유재산과 관련한 사안이어서 여의치가 않다. 조합을 독려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