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낙석사고가 발생한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 급경사지(국제신문 지난 3일 온라인 보도)가 단순 ‘경관 녹지’로 분류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자체가 관리하는 붕괴 취약지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이참에 관련 조사를 새로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일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에서 산비탈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제신문 DB

4일 부산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 관내 급경사지는 895개다. 급경사지의 기준은 ▷높이 5ｍ 이상 ▷경사도 34도 이상 ▷길이 20ｍ 이상의 조건을 모두 갖춘 곳으로, 급경사지로 분류되면 점검을 통해 안전 등급을 매기고 관리의 대상이 된다.

전체 급경사지 중 붕괴 취약지로 해당하는 D·E 등급은 각각 3곳, 12곳으로 총 15곳이다. 지역별로는 ▷사하구 4곳 ▷부산진구 2곳 ▷서구 2곳 ▷기장군 2곳 ▷동·사상· 영도·남·북구 각 1곳씩 있다. 붕괴 취약지는 1곳을 제외하면 모두 안전조치가 진행 중이거나 진행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일 실제 낙석사고가 발생한 해운대구 달맞이길 급경사지는 조건에 맞지 않아 경관 녹지로 분류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관녹지는 각 기초단체가 자율적으로 관리할 뿐, 상태를 평가해 안전 등급을 부여하지는 않아 집중호우 등 재해에 취약한 상태가 되더라도 미리 파악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부산의 붕괴 취약지에 대한 파악을 새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금 상황에서는 비슷한 사고가 어디서든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의회 해양도시안전위원회 안재권 위원장은 “부산이 아열대 기후로 접어들며 봄비가 자주 내리면서 지반이 취약해진 곳이 늘어나고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급경사지가 아닌 비탈을 대상으로 사고 위험성을 다시 평가하는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