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공 “오염토 반출해 정화 추진”
- 민관협의체 “2차피해 우려된다”
- 방식 두고 이견 상당… 갈등 점화
친환경 친수도시를 표방하는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의 토양에서 유류·중금속에 이어 맹독성 발암물질인 다이옥신까지 검출된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되면서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오염토 정화에 착수했지만 정화 방법을 놓고도 논란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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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코델타시티에서 중금속에 오염된 토양의 정화 작업이 진행되는 모습.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
한국수자원공사는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3단계 용지에서 법적 기준치의 최대 3.6배를 초과하는 맹독성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검출됐다고 4일 밝혔다. 최고 오염농도는 1239pg-TEQ/g(피코그램 독성등가환산농도·피코그램은 1조분의 1g)으로 법적 기준(340pg-TEQ/g)의 약 3.6배다. 전체 오염 면적은 252㎡(부피 163㎥) 규모로, 전체 평균 오염 농도는 354g-TEQ/g으로 법적 기준치를 웃돈다.
다이옥신은 인간이 만들어내는 가장 강력한 독성물질 중 하나다. 세계보건기구(WHO) 1급 발암물질로 분류돼 국제적으로 까다로운 규제를 받는다. 인체에 노출되면 생식 이상, 기형아 출산, 암 등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주로 염소 성분을 함유한 유기화합물이 태워지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국내에선 그동안 다이옥신 토양오염에 관한 정밀조사와 정화 기준이 없었으나 2019년 토양환경보전법 하위 법령 개정으로 마련됐다. 그에 따른 전국 최초 정화 사례가 부산진구 개금동에 위치했던 미군 군수물자재활용유통사업소(DRMO)다.
에코델타시티 용지 내 다이옥신 오염토는 지난해 12월 기존 유류·중금속 오염토 정밀 조사 과정에서 발견됐다. 정밀조사 결과 전체 오염토는 92필지 1만3000㎡ 규모로 나타났다.
에코델타시티 조성사업 토양오염 정밀조사 보고서(2022년)에 따르면 발암물질인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기준치의 240배 이상,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독성물질 ‘크실렌’이 기준치의 3.7배 이상 측정됐다. 수공은 과거 재활용처리시설(고물상)에서 폐기물을 소각하는 과정에서 다이옥신이 장기간 토양에 축적된 걸로 추정한다.
이에 수공은 전문가와 부산 환경운동연합 등이 포함된 민관협의체를 가동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수공은 오염토를 반출해 정화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오염토가 나온 곳이 문화재보호구역(철새도래지)이어서 정화 장치를 설치하는 데 많은 제약이 있고 이미 유류·중금속 오염토의 85%를 반출정화 방식으로 정화하고 있다는 이유다. 수공 관계자는 “오염토의 2.5배 이상 토양을 정화하고 사후검사도 5.5배 이상 하는 등 다중 안전장치를 마련해 정화 작업 중이다. 오는 10월까지 다이옥신 오염토도 철저히 정화하겠다”도 말했다.
하지만 정화 방식을 놓고 이견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민관협의체 내부에선 다이옥신 오염토를 외부로 반출해 정화하는 과정(반출정화)에서 맹독성 물질이 비산먼지 형태로 흩어져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지금껏 다이옥신을 반출정화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수공은 경북 지역으로 오염토를 옮기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관협의체 관계자는 “오염물질은 오염지에서 정화하는 게 원칙이다. DRMO 용지의 다이옥신도 반출 없이 정화했다”며 “외부 반출했다가 앞으로 다이옥신 정화 방법의 선례로 굳어지는 것도 위험요소”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