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 대전환 이벤트 중 하나
- 개도국 향한 사우디 달콤한 제안
- 불확실성 시대 더 효과 컸을 것”
“부산엑스포는 2030년을 기점으로 부산의 대전환을 위해 선택했던 글로벌 이벤트 중 하나다. 부산이 글로벌 도시로 성장하는 길로서 채택했던 게 엑스포이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부산이 글로벌 도시로 이미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25일 부산엑스포 후속 전략 긴급토론회에서 첫 발제를 맡은 김병진(사진) ㈜로운인사이트 상임특임위원이 ‘부산, 2030세계박람회를 향해 걸어온 길’이란 주제로 발표하면서 부산엑스포 유치 과정과 실패가 남긴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2018년 10월부터 3년간 부산산업과학혁신원장을 지낸 그는 원장에서 물러난 뒤 부산시로 파견을 나가 본격적으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활동을 시작했다.
“부산엑스포가 정부의 국가 사무가 된 뒤로 유치위원회에 참석했더니, 처음에는 중앙 부처 공무원의 반응이 달갑지 않았다. 정부 일인데 부산에서 왜 왔느냐는 반응 같았다. 그래도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유치위원회도 부산지역 인사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유치 실패로 결과가 좋지는 않았지만 ‘톱다운’ 방식이 아닌 지역민이 엑스포 유치를 시작해 국가 사무로 만들고 나아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와 관련해서는 현재 전 세계가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국제박람회기구(BIE) 소속으로 개최 도시에 투표하는 국가 모두 1표를 가지고 있지만, 3분의 2가 개발도상국으로 내부 반란이나 국제 정세에 민감하다. 특히 2030세계박람회 유치 신청이 이뤄진 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도 했다.
“부산은 인류의 미래를 놓고 장기 전략을 세워 회원국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득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개발도상국의 정상에게 ‘당장 무엇을 해줄까’라는 식으로 표를 모았다. 불확실성의 시대에서는 우리의 설득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달콤한 제안이 당장 눈앞의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회원국엔 더 효과적이었다.”
부산의 엑스포 유치 재도전에는 말을 아꼈다. 다만 BIE 집행부는 부산에 미련이 크게 남았을 것이라 확신했다. 이는 그가 부산을 방문한 BIE 실사단을 직접 맞이하면서 느낀 점이다. 서울에 도착했던 BIE 실사단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있었지만, 부산에 도착한 이들의 얼굴은 180도 달라져 있었기 때문이다.
김 위원은 “부산역 광장에서 시민의 열렬한 환영을 받은 실사단의 얼굴은 전날과 확연히 달랐다. 을숙도와 북항 등을 둘러본 실사단은 부산은 엑스포를 위해 이미 모든 것을 갖췄다고 평가했고, 한 위원은 ‘마치 록스타가 된 것 같다’며 평가 자체를 즐기기도 했다”며 “엑스포라는 행사가 월드컵이나 올림픽에 밀리면서 점차 유치를 희망하는 도시가 많지 않을 텐데, 그렇다면 BIE 집행부에 부산은 미련이 남을 수밖에 없는 도시”라고 역설하면서 발표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