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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법조 경찰 24시] 부산지법서 나온 자성의 목소리 “‘영장 자판기’ 오명 벗어야”

김도균 부산지법 부장판사 발표

  •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  |   입력 : 2024-04-28 19:40:22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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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실있는 검찰권 견제 취지 주장
- “단순 요건만 심사할 게 아니라
- 수사 재량 남용 방지 앞장서야”

압수수색 영장의 범위를 벗어난 전자정보를 자체 서버에 보관하는 등 검찰권 행사를 둘러싼 논란과 이를 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법원의 검찰권 견제와 통제가 내실 있게 이뤄져야 한다’는 부산지법 부장판사의 발표가 있어 법조계의 이목을 모았다. 발표에는 법원이 ‘영장 자판기’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피의사실 소명 등 형식적 요건만을 심사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28일 부산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김도균(사법연수원 33기) 부장판사는 최근 부산판례연구회에서 ‘수사비례의 원칙’ 주제의 발표에서 검찰이 집단적, 정치적 이익·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수사를 했다면 이는 적법한 수사의 외형을 가장한 위법한 공권력 행사에 불과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헌법 제37조 2항, 형사소송법 제199조 1항 등 법률상 수사비례 원칙이 있음에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수사권은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상당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 등 4가지를 충족한 비례성 원칙 한계 내에서 행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장판사는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법원은 단순히 피의사실 소명 등 형식적 요건의 구비만을 심사하는 단계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수사의 목적이 의심스럽거나 균형성을 상실한 경우 비례성 원칙에 따른 심사를 충실히 해 수사 재량 남용을 방지해야 한다”며 “법원은 이제부터라도 수사의 비례성 심사를 내실화해 ‘영장 자판기’라는 오명을 벗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인의 일기장, 다이어리 등 메모, 병력기록, 휴대폰은 일반 물건보다 훨씬 강화된 요건을 전제로만 압수될 수 있다”며 “이미 다른 증거방법이 존재함에도 이들을 압수하거나 범죄와의 관련성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편의적, 모색적으로 압수하거나 경미한 범죄 수사 때 증거수집을 위해 무차별하게 압수하는 것은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거공간 수색은 엄격한 요건 하에서만 허용돼야 할 것이고 의복 가구 침구 식기 등 생계유지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물건, 자녀들의 교육에 필수적인 물건 등을 압수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금지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장판사는 그러면서 사법부의 자성과 책임을 강조했다. 김 부장판사는 “민주주의가 아직 성숙하지 못했던 과거에 권력자가 사적인 욕심이나 감정을 만족시키기 위해 수사기관이나 정보기관을 이용해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면서 “법원은 그 수사절차의 외형에 경도돼 그와 같은 왜곡된 수사를 통제하려는 노력을 크게 기울이지 못했던 것이 역사적 진실이다. ‘범죄의 발견과 처벌’이라는 목적에 지나치게 치우쳐 기본권 침해의 한계를 설정하는 노력을 소홀히 해 온 것도 부인하기 어려울 듯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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