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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현판 드러낸 사천 우주항공청 '개청 D-1'…경제 활성화·인구 유입 기대 만발

한국의 'NASA' 표방 우주산업 견인

연간 7000억 원 투입 R&D 등 수행

프랑스 툴루즈 목표 복합도시 건설

"KTX 등 유치 수도권 접근성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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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SA’(Korea AeroSpace Administration). 경남 사천시 주요 간선도로인 사천대로 초전 교차로에서 공단3로 쪽으로 방향을 틀어 2.7㎞가량 주행하면 보이는 9층짜리 건물 북측 외벽에 적힌 문구이다.

사천만 바다와 인접한 곳에 자리 잡은 이 건물의 서쪽에 적힌 또 다른 이름은 익히 알려진 ‘우주항공청’. 오는 27일 문을 여는 정부의 20번째 중앙행정청사다.

한글·영문 현판이 설치된 경남 사천시 우주항공청 전경. 김용구 기자
26일 방문한 임시청사는 개청 준비를 대부분 마무리한 상태였다.

지난 23일 200면 규모의 주차장과 맞닿은 외부에서는 건물 높이를 뛰어넘는 크레인이 동원돼 전날 강풍 여파로 미처 다 달지 못한 남측과 동측의 현판을 달았다.

1층 로비에는 허리 높이의 게이트를 갖춘 보안 시스템 등이 설치됐다. 이곳은 청사 방호 인력이 상주하는 국가보안시설로, 다목적 홀과 식당, 카페테리아 등 1층 한쪽에 마련된 공용시설만 일반인에게 개방한다.

건물 소유자인 아론비행선박산업이 이용하는 2층을 제외한 4860㎡ 면적의 나머지 8개 층은 사무공간이나 회의실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리모델링 공사를 대부분 마쳤다.

각 자리를 구분하는 칸막이와 책상·의자 등이 구비됐고, 작업자들은 잔여 집기를 설치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일찌감치 사무실을 찾아 짐을 정리하는 직원도 눈에 띄었다.

우주 과학탐사·수송, 인공위성 항공혁신 등 핵심 연구·개발(R&D) 직원은 3·4층에서, 청장 등 간부는 7층에서 근무할 예정이다. 행정 지원 등 인력은 나머지 층을 이용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취재진을 4층 테라스로 안내했다. 잘 꾸며진 정원 너머로 우리나라 우주항공산업의 미래처럼 탁 트인 바다 경관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는 “최근 사천시가 이정표, 바닥 문구 등 도로 정비를 끝냈다”며 “임시 청사도 27일 무리 없이 직원들을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주항공청 정원은 총 293명이다. 이 중 사천 청사에 근무할 241명 중 110명가량이 채용됐고, 나머지는 연말까지 채울 계획이다. 윤영빈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가 초대 청장으로 부임한다.

임시청사는 본 청사가 건립되는 2026년까지 사용된다. 본 청사는 경남도, 사천시 등이 추천한 후보지를 대상으로 현지 실사 등 절차를 거쳐 연내 결정될 전망이다.

사천시 사남면에 위치한 우주항공청 임시청사 내 사무실. 김용구 기자
●‘뉴 스페이스’ 선도…복합도시 건설

대한민국의 ‘NASA’(미국 항공우주국)를 표방한 이곳은 위성·발사체 기술을 동시에 보유한 세계 7번째 우리나라 우주항공산업을 이끌 핵심 기관으로 평가받는다.

정부는 세계적인 시류인 ‘뉴스페이스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사천(위성)과 전남 고흥(발사체), 대전(연구)을 우주산업 삼각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도와 시는 우주항공청이 국내 우주항공 분야 연구소와 기관, 기업 등을 지역에 집적하는 ‘앵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우주항공청 운영에 들어가는 연간 예산만 7000억 원에 이른다.

우주항공청 임시청사와 북동쪽으로 인접한 165만 ㎡(50만 평) 규모의 사천일반산단에는 이미 우주항공 부품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다수 모여 있다.

용당(항공MRO) 일반산업단지와 인근 항공국가산업단지(사천지구)도 들어설 예정이다.

도와 시는 프랑스 도시 ‘툴루즈’를 참고해 330만 ㎡(100만 평) 규모의 주거·문화·의료 등 기능을 갖춘 우주항공복합 도시를 건설하는 게 최종 목표이다.

파리와 681km 떨어진 툴루즈는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센터(CNES) 산하 툴루즈우주센터(CST) 등이 모이며 유럽 항공우주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도와 시는 초석을 다지기 위해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한편, 다음 달 출범하는 22대 국회에서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 입법을 추진해 관련 국비를 확보한다.

정부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시는 오는 2030년까지 인구 25만여 명 규모의 도시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천 시내 곳곳에 걸려 있는 우주항공청 개청 축하 플래카드. 김용구 기자
●지역 발전·관광 활성화 기대 고조

우주항공청 개청을 앞두고 인구 11만 명이 거주하는 사천시 지역사회는 한껏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천상공회의소 회장인 황태부 디엔엠항공 대표이사는 “사천상의는 지난 1월 우주항공청 특별법 통과 이전부터 많은 활동을 해왔다”며 “우주항공청은 젊은 세대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새로운 국가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거대한 국가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 중심의 선진국과 달리 국내는 대기업 중심의 ‘올드 스페이스’ 구조에 머문다”며 “앞으로 미래 우주항공산업을 선도할 강소기업들이 많이 육성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외식·숙박·관광업 등 2000개 업체가 가입된 사천시관광진흥협의회 서원호 위원장은 이번 개청이 지역 관광산업 도약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앙행정청사가 지방으로 오는 게 이례적이라 전국적인 홍보 효과가 있다”며 “우주항공산업 자체가 수학여행이라든지 관광객을 끌 요소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도권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군사공항인 사천공항을 국제공항으로 재편하거나 서부경남KTX 노선안을 수정해 사천을 거쳐 가게 만들어야 한다”며 “지역사회가 조금 더 노력한다면 가능하리라 본다”고 주장했다.

지역 정치계도 기대감을 숨기지 못했다. 사천시의회 윤형근 의장은 “사천시가 발 빠르게 우주항공복합도시 계획도를 긋는 등 추진력 있게 사업을 진행하자 시민 모두가 상당히 고무돼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또 “본청 위치가 어디로 선정될지 지역에서 큰 관심사다. 사천군과 삼천포시가 통합된 지 30년이 지났는데도 보이지 않는 갈등이 많다”며 “정부가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 시의회도 국비 확보 등을 위해 지역 국회의원과 힘을 모으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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