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대하는 의료계가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선다.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총파업 선언도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사태를 예의주시한다.

의협은 30일 부산 해운대구 구남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등 전국 6개 권역에서 ‘대한민국 정부 한국 의료 사망선고’라는 제목으로 촛불집회를 연다. 의협 측은 정부가 대규모의 의대 증원과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를 강행하면서 한국 의료가 붕괴했다고 주장한다.

앞서 임현택 의협 회장은 SNS에 “의협이 집회 자리에서 뭘 선언할지 알고 미리 실망하느냐. 거의 열흘 가까이 컨디션 난조로 잠자코 있었더니 다들 패배주의에 지레 실망에 난리도 아니더라”며 “다들 정신 차리고 일사불란하게 따라오라. 내가 가장 선두에 선다”고 남겼다.

임 회장이 어떤 선언을 할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정부 강경파인 그는 당선 전부터 정부에 강하게 쓴소리를 해왔다. 총파업 선언도 예상되는데 의협 내부에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이 총파업하면 의료 현장의 혼란은 더 가중된다. 그러나 의협이 개원의 중심으로 운영돼 참여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혼란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의협의 총파업에 대학교수가 참여할지도 미지수다.

보건복지부는 총파업이 언급되는 만큼 의협의 움직임을 주시한다. 정부 관계자는 “촛불집회에 대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총파업 선언 등이 예고돼 있으니 관련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대책을 마련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교육부와 대교협은 ‘2025학년도 의대 대입전형 시행계획 주요 사항’을 발표했다. 전국 39개 의대의 내년도 신입생 모집 인원은 4610명으로 올해보다 1497명이 늘었다. 수도권 대학이 1326명(28.8%) 비수도권 대학이 3284명(71.2%)이다. 전형 유형별로 보면 39개 의과대학은 수시모집으로 3118명(67.6%) 정시모집으로 1492명(32.4%)을 뽑는다. 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대가 85명을 선발하면 전국 40개 의대가 선발하는 인원은 총 4695명이다.

의협이 지난 3월 서울 여의도에서 총궐기대회를 여는 모습. 국제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