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란수도 유산 9점 모두 등재
- 개발제한에 중구민 반발 전망
피란수도 유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올라(국제신문 2022년 12월 16일 자 6면 보도) 등재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그간 유산 9점 중 유일하게 시 문화유산에서 제외됐던 부산항 제1부두(사진)가 최근 시 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이로 인해 세계유산 등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나, 소재지인 중구는 1부두 일대의 개발 제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지난 29일 부산항 제1부두를 시 문화유산으로 등록 고시했다고 30일 밝혔다. 시는 지난달 24일 등록 예고를 한 뒤 주민 의견 공람 기간을 거쳐 지난 23일 시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마쳤다. 문화유산 등록면적(건물 일대)과 연면적(건물)은 각각 2만4000㎡와 4000㎡가량이다. 2019년 1부두의 문화유산 지정이 시급하다는 문화재위원회의 첫 자문을 받은 지 5년 만의 성과다.
중구에 있는 1부두는 1911년에 지은 항만시설로, 부산항 개항 이후 부산의 대표적인 항만으로 활용된 근대유산이자 산업 유산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전쟁 물자와 생활용품 보급지 등의 역할을 하며 피란수도 기간 부산 유산과 국제협력의 대표적 상징이었던 점이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 모두 시 문화유산 등록을 마치면서 2015년부터 시가 추진한 피란수도 유산의 세계유산 등재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국내 문화유산 등록이 선행돼야 한다.
피란수도 유산은 한국전쟁 때 임시수도였던 부산의 주요 유산으로 총 9점이 있다. 부산항 1부두·임시중앙청(부산임시수도 정부청사)·아미동 비석 피란주거지·하야리아부대(부산시민공원) 등이다.
하지만 부산항 1부두의 문화유산 등록에 반대하던 중구는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구는 앞서 1부두 소유주인 부산항만공사가 2022년 10월 등록문화재를 신청하면서 검토 의견을 요청하자 반대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세계 유산으로 1부두가 등재되면 일대 개발행위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구의회와 주민단체도 같은 이유로 반발했다. 이에 따라 시의 이번 문화유산 등록에 지역사회가 강하게 반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중구의회 이길희 의장은 “지난해 결의문을 비롯해 최근에도 시에 반대 의사를 꾸준히 밝혔는데도 이렇게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니 허탈하다”고 비판했다.
시는 1부두의 문화유산 등록과 함께 1부두의 활용 방안과 관련한 연구용역을 진행한다. 이를 위해 최근 ‘부산항 제1부두 기초원형조사 및 보존·활용 가이드라인 마련 연구’ 용역을 위한 예산을 추가경정예산안에 편성했다. 용역 수행 과정에서 전문가와 주민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등록문화유산 등록 예고 기간 동안 접수된 주민 이의제기는 없었다. 1부두를 비롯한 부산의 피란수도 유산이 2028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는 것을 목표로 관련한 사업을 추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