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훈련인줄 알고 뒤늦게 대피”
- 남구 고교선 염산 누출 사고
부산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불이나 학생이 대피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일부 학부모는 제대로 된 대피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반발했고, 이에 교육당국은 피해 상황을 계속 점검하는 한편 화재 원인과 시설 안전 점검에도 나섰다.
30일 부산시교육청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9분 부산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불이 나 8분 만에 자체 진화로 꺼졌다. 이 과정에서 학교 직원 2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 치료를 받았는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학교에 따르면 학생 40명이 연기를 흡입한 것으로 추정돼 학부모와 개별적으로 병원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날 오후 4시 기준 학교 측에 따로 피해를 신고한 학생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 관계자는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이 연기를 흡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학생을 대상으로 환자 평가를 거쳤다. 이 과정에서 병원으로 이송해야 하는 학생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래도 혹시나 모를 피해 상황에 대비해 학교 측에 병원 이송 등이 필요한 경우 신속한 신고를 당부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급식실 내 조리 과정에서 대형 솥의 기름이 가열되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학교 측은 불이 나자 학생들을 운동장으로 대피시켰다. 또 화재로 급식을 하지 못하게 돼 전 학년이 낮 12시에 하교했고, 방과후학교도 취소됐다.
일부 학부모는 학생 대피가 늦는 등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한 학부모는 “한 교실에서는 화재 관련 훈련으로 인식해 학생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는데, 뒤늦게 상황을 인지해 대피했다. 화재가 나면 어린이의 경우 연기를 조금만 마셔도 위독할 수도 있는데 제대로 대처가 안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교육당국은 피해 상황을 포함해 화재 원인, 시설 안전 점검 등에 착수했다. 학교 관계자는 “화재를 감지하고 경보가 울렸을 때 대부분 학생이 운동장으로 대피했다. 등교 시간대라 혹시나 건물 내 남아 있을지 모르는 학생까지 대피시키는데 주력했다”며 “추후 피해 상황을 계속해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1시21분 남구의 한 고등학교 1층 택배보관실에서 농도 35%~37%의 염산 1000㎖가 누출되는 사고가 있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은 택배박스에 흡수되고 남은 염산을 물로 희석한 후 흡착포를 사용해 안전조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