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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도 놀고 싶다…77번(시내버스 노선) 타고 찾아나선 新여가활동

국제신문 창간 77주년 기획

  •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  |   입력 : 2024-06-16 19:51:38
  •  |   본지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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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비부머세대 본격 편입
- 고령화시대 정책 대안 모색
- 노인인구 붐비는 10곳 돌며
- 새로운 문화 발굴 프로젝트

‘찾아가는 77번 버스’ 안은 어르신의 웃음으로 가득 찼다. 레크리에이션 강사의 율동 시범을 본 어르신들은 눈을 번뜩이며 동작을 기억하려 애썼다. 1시간 넘게 ‘치매 예방 체조’, ‘내장 튼튼 박수’, ‘성격 테스트’가 이어졌다. 분위기도 무르익었겠다 버스는 삼락생태공원으로 향했다. 어르신은 저마다 노래를 따라 부르며 손뼉을 쳤다. 몇 년 만의 나들이에 들뜬 듯 옆사람과 창밖 풍경에 대해 수다도 떨었다. 박금란(82) 할머니는 “동네 밖을 나와 본 게 얼마 만인지”하고 감격해했다. 어르신은 삼락생태공원에 내려 벤치에 옹기종기 앉았다. 누군가 음악을 틀자 황순원(86) 할머니는 자리에서 일어나 사정없이 몸을 흔들었다. 이를 지켜보던 어르신들이 “시집가도 되겠다”며 깔깔거렸다. 한바탕 소풍이 끝난 뒤 집으로 향하는 버스는 적막했다. 할아버지 한 분은 기자의 손을 잡고 말했다. “나이를 먹고 보니 참 할 게 없어. 또 할 수 있는 것도 많이 없고. 덕분에 오랜만에 실컷 웃었어. 버스 태워줘서 참 고마워.”
올해 창간 77주년을 맞는 국제신문이 ‘어르신 뭐하고 노세요. 77번 버스가 간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기획시리즈를 진행한다. 부산 삼락생태공원에서 어르신들과 국제신문 특별취재팀 등이 ‘77번 버스’를 무대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어르신도 놀고 싶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일지라도, 아니 오히려 얼마 남지 않았기에 더 재밌고 의미 있는 여가생활을 보내고 싶다. 그러나 사회는 어르신을 복지의 대상으로만 여긴다. 그의 삶의 질이나 여가에는 관심 두지 않는다.

국제신문은 창간 77주년을 맞아 조금 특별한 기획 시리즈를 준비했다. 직접 관광버스를 몰고 부산 어르신을 찾아가 한바탕 어울려 놀고, 그 지역에는 어떤 여가 활동이 이뤄지는지 묻고 살펴보는 프로젝트다. 관광버스를 활용하는 것은 그만큼 어르신에게 친숙한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접근성이 떨어져 여가와 놀이에서 소외된 어르신에게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도도 있다.

어르신들이 버스 안에서 레크리에이션을 하는 모습. 이원준 기자
한국의 노인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평균수명이 증가해 은퇴 후 살아갈 날이 크게 늘었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노인 그룹으로 편입되면서 이전 세대와 큰 차이를 보인다. 이들은 이전에 비해 노후 준비가 돼 있고, 자녀에게 의존하는 정도도 매우 낮아졌다. 교육 수준과 자아실현의 욕구, 여가활동의 관심도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빈곤에 맞춰진 복지 방향을 여가와 건강으로 확대할 때가 된 것이다.

77번 버스의 목적지는 부산 노인 인구 집중 지역 등 10개 지점이다. 사상구 학장동에서 출발해 국제신문 사옥을 거쳐 금정구 부산대까지 지나가는 ‘시내버스 77번 노선’ 상에 있는 곳을 지역 특성에 따라 정했다. 산책 파크골프 경로당 바둑·장기 콜라텍 여행 등 동네별로 주된 여가 문화도 각양각색이다. 그리고 오늘(16일) 국제신문 창간기념일 9월 1일로부터 D-77일 대망의 첫 시리즈를 시작한다.

박민성 민생정책연구소장은 “여가는 건강, 경제적 안정과 함께 노인의 3대 욕구 중 하나로, 반드시 충족돼야 한다. 특히 노인 세대의 변화에 제대로 대체하지 못한다면 더 많은 사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새로운 정책과 사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국제신문 창간기획시리즈를 통해 노인 여가 활성화 등의 정책적 대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기획취재팀= 박호걸 김진룡 신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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