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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내 것’을 만드는 노력, 인생 2막 성공 열쇠

인생이모작 성공 사례들

  •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
  •  |   입력 : 2024-06-19 19:29:53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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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직 전 진로 고민 중 눈에 띈 노후건물, 리모델링 사업으로 인생도 업그레이드

■ 김대환 DY대경디엔씨 대표

DY대경디엔씨 김대환 대표는 공무원 출신이다. 무려 29년 동안 공직에 몸 담았다가 2016년 서기관(4급)으로 퇴직했다. 그는 퇴직 이후 건물 리모델링 업체의 대표로 변신했다. 건물을 인수한 뒤 공간 재배치를 통해 엘리베이터와 냉난방시스템·화장실 설치부터 배관 전기 설비 교체까지 진행한다. 김 대표는 이렇게 ‘업그레이드’한 공간을 임대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DY대경디엔씨 김대환 대표가 건물 리모델링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퇴직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는데, 당시 근무하던 부산항 북항·중앙동 구도심의 노후 건물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런 오래된 건물을 재탄생시켜 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에 사업을 시작해 이젠 빌딩을 몇 채 보유하는 수준까지 발전했습니다.”

그는 인생 이모작의 성공을 위해 ‘하고싶은 일’을 ‘잘하는 일’의 경지로 끌어올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어느 시점에는 ‘한 번밖에 살지 못하는 삶인데 정말 잘해보자’는 생각에 빠졌습니다. 죽자고 열심히 했습니다. 다시 건축을 공부하기 위해 대학교에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그는 교수인 동시에 학생이었다. 퇴직하기 4년 전 동의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국가안전정책대학원 등 강단에 섰다. 동시에 그는 2020년 동명대 건축공학과 3학년으로 편입했다. “대학 강의도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대학으로부터 강의평가 우수교원 표창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공직생활을 마치고 대통령표창도 받았지만, 학생들의 강의평가를 토대로 받는 표창장에 더 큰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김 대표는 매일 아침 가장 먼저 현장에 들어가면서 건물에 ‘아프지 않도록 하겠다. 더 멋있게 탄생시켜줄게’라고 이야기 한다. 단순 작업의 객체로 생각할 수 있는 건물에 혼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건물에 땀과 혼을 불어넣으면 언젠가 보답이 돌아온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앞으로 청년창업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제 사업 경험, 해양 학문 분야의 전문성을 토대로 청년에게 창업 가능성을 확인시켜주고 싶습니다.”


# 42살 알코올 중독 판정받고 건강 악화, 술 대신한 요트와 마술이 새 인생 선물

■ 유현웅 모두의요트 대표

모두의요트 유현웅 대표는 한 때 ‘알코올 중독자’였다. 그는 42세에 중독 판정을 받았다. 여행업에 몸담고 있었기 때문에 잦은 접대를 피할 수 없었던 게 원인이었다. 병원 입·퇴원을 반복하기 2년 만에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체중이 15㎏이나 빠질 정도로 위기를 겪기도 했다.
모두의요트 유현웅 대표는 비둘기가 나타나는 마술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이원준 기자
유 대표를 살린 것은 ‘트렌드를 읽으려는 노력’이었다. 2006년 그는 술을 끊을 겸 골프·경비행기·승마 등 레포츠에 몰두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당시 서면에서 일본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가게를 열었을 때 많은 돈을 벌었던 기억을 되살렸다. 그는 “트렌드를 선점한 덕에 당시 가게를 성공적으로 운영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앞으로 소득이 올라가면서 자연스레 요트가 유행을 탈 것으로 내다봤다. 그때 SNS에서 지인들과 만든 클럽 ‘Seekers Yacht Club’이 첫 시작이었다.

“아내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요트로 사업을 일으키겠다는 목표를 세우며 인생의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단순히 새로운 사업에 도전한 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일본의 한 파티에서 접한 마술에 매료됐다. 후쿠오카 마법연구회의 히로 유지 선생을 꼬박 1년 동안 찾아 다녔다. 늦은 나이에 대학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가 동부산대 매직엔터테인먼트과에 입학했을 때 나이는 51세였다.

“요트에서 마술을 선보이는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열심히 한 덕에 1년 만에 한국마술대전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유 대표는 요트 세계 일주를 추진하고 마술박물관을 건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마도에 근대 가옥을 20년 임대해 예술인의 게스트 하우스를 세우는 것도 목표다. 그는 앞으로도 좌고우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유명 시인 버나드 쇼의 묘비명에는 ‘우물쭈물하다가 이리 될 줄 알았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고 합니다. 요트사업을 중심으로 관광·마술·영화·콘서트·갤러리 콘텐츠를 계속 업그레이드해 나갈 예정입니다.”


# 씨 없는 포도 매력에 끌려 LG그룹 사표, 재배법 독자 개발 5600㎡ 농원 대표로

■ 서병희 은기원 포도농장 대표

영문 논문 3000편. ‘은기원’ 서병희 대표가 포도농원을 준비하면서 읽은 논문의 수다. 이 중 1000여 편은 전문을 번역했다. 손가락이 아파서 키보드를 칠 수 없는 상태가 아니라면, 밤낮 없이 번역하고 정리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를 토대로 시험·실험재배를 반복했다.
은기원 서병희 대표가 포도를 재배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사표를 던질 때 망설였지만, 남은 인생 30년 동안 가장 잘할 수 있고, 가장 경쟁력이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기준으로 결단을 내렸습니다. 당시 포도에 미쳐있었고, 어느 시점에는 생각을 현실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습니다.”

부산대 정밀기계학과를 졸업한 서 대표는 1990년 LG그룹에 입사했다. 일밖에 모르는 근면한 직장인이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출근해 밤 9, 10시에 퇴근하는 사람이었다. 능력을 인정받아 관리자로 빠르게 승진했다. 하지만 1997년 IMF 경제위기 당시 계열사와 분사된 회사를 옮겨 다니는 등의 경험을 하면서 월급 생활자의 비애를 느꼈다. 서 대표 스스로가 주인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다. “오랜 고심 끝에 내린 결단이었습니다. 트렌드를 읽었고, 씨 없는 포도를 찾는 시절이 분명히 온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해외 출장을 가면 유럽의 씨 없는 포도를 먹어보곤 했다. 국내에는 정보가 없어 영어 논문을 읽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미국 양조포도학회에 가입했고, 2016년 회사에 사표를 던졌다. 그의 나이 51세였다.

경남 김해시 대동면에 있는 ‘은기원’은 이렇게 탄생했다. 약 5600㎡ 규모의 비닐하우스에는 씨 없는 유럽포도 30여 종이 재배되고 있다. 서 대표는 스스로 읽어낸 논문을 통해 자신만의 과학적 재배법을 창안했다. 수분 등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해 나무자체가 성장을 조정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재배법이다.

“공공기관·시도농업기술센터 등에 기술을 무상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럽종 무핵포도 재배기술’ 책을 출판하기도 했습니다. 당분간 저의 기술과 경험을 전파하는 데 힘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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