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형기준보다 높은 형 요청
검찰이 공탁금 48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기소된 부산지법 7급 공무원에게 양형기준보다 높은 징역 20년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공무원, 사법시스템, 직장 동료 등 사회 전반의 신뢰를 모두 깨트린 사건”이라고 규정한 뒤 “국민이 사법 시스템에 맡긴 돈을 걱정하게 만든 사건”이라는 취지로 엄벌을 촉구했다.
부산지검은 19일 부산지법 형사5단독(장기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부산지법 전직 직원 A 씨의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했다. 구형에 나선 검사는 “최근 검찰은 보이스피싱 다단계 전세사기 등 신뢰를 이용한 범죄에 엄중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세 가지 신뢰를 깨뜨렸다”며 “우선 (피고인은) 공무원을 향한 신뢰를 이용했다. 국민은 공무원이 맡은 돈을 도박과 같은 파생상품에 쓸 것이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법 시스템을 향한 신뢰도 무너뜨렸다. 이제 국민은 사법 시스템에 맡긴 돈을 걱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직장 동료도 신뢰할 수 없게 만들었다. 모두가 동료 간 신뢰를 기본으로 일하고 있는데, 피고인은 상사를 속여 결재를 받았고 그 상사는 징계를 받았다”고 피고인을 질타했다.
A 씨는 부산지법 공탁계에서 일하며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53차례에 걸쳐 공탁금 48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피공탁자가 불명인 공탁금 명의를 가족 명의로 바꿔 가족 계좌로 전송하는 등의 수법을 썼다. 검찰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횡령과 공문서 위조 등 혐의로 A 씨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빼돌린 돈을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대다수를 잃었다. A 씨는 공탁금을 빼돌리기 위해 제한된 시스템 권한을 사용하고, 상급자의 인장을 몰래 날인하는 등의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검찰은 본다. 검찰은 구형량과 관련 “일반 횡령이나 사기 사건은 돌려막기 등의 방식으로 실제 피해 금액은 많지 않지만 이번 사건은 48억 원 대부분을 탕진한 것이고, 이는 국민이 (법원에) 맡긴 공탁금”이라며 “횡령죄의 형량이 높지 않아 다른 혐의와 모두 합해도 양형 기준상 최대 15년 1개월 밖에 나오지 않아 사건의 특수성 등을 감안해 징역 20년을 구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