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와이라노] 새끼 남방큰돌고래의 죽음… 제주 바다가 위험하다

폐사한 새끼 남방큰돌고래

최근 15개월 동안 7번 관찰

연안 생태계 환경 나빠지며

생존 위협하는 요인 많아져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추모(追募)란 죽은 이를 생각하고 그리워하는 것을 뜻합니다. 누군가를 추모하는 행위는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은 사람에게만 국한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코끼리가 죽은 가족이나 동료의 곁을 지키는 습성이 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심지어 잎이나 흙, 나뭇가지를 가져와 죽은 코끼리 위에 덮어주기도 하죠. 어미 침팬지가 죽은 새끼를 오래도록 안고 다닌 사례도 종종 관찰됩니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에서 어미 남방큰돌고래가 죽은 새끼를 머리에 이고 수일째 헤엄치고 있다. 연합뉴스
남방큰돌고래도 그들만의 장례 문화가 있습니다. 새끼 돌고래가 죽으면 어미 돌고래가 죽은 새끼를 업고 수차례 물 위로 끌어올리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공통적으로 관찰됩니다. 몇 번의 행동에도 새끼가 깨어나지 않고 죽은 것을 인정하면 그때부터 어미는 보름에서 한 달 정도 새끼가 썩어 문드러져서 더 이상 업고 다닐 수 없을 때까지 데리고 다니다가 놓아줍니다. 어미가 죽은 새끼를 등으로 떠받쳐 업고 다니는 동안 동료 돌고래가 곁을 지키는 모습도 볼 수 있죠.

남방큰돌고래의 장례식은 최근까지 목격됐습니다. 지난 1일 남방큰돌고래를 추적해온 다큐제주와 제주대 돌고래 연구팀은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어미 돌고래가 주둥이로 죽은 새끼 돌고래의 사체를 들어 올리고 유영하는 모습을 목격한 데 이어 지난 3일에도 다시 이런 모습을 포착했습니다. 어미 돌고래는 3일째 죽은 새끼를 보내지 못하고 계속해서 물 위로 끌어올리려고 안간힘을 쓰는 행동을 반복했습니다. 자식 잃은 어미의 마음을 그 누가 예상이나 할 수 있을까요.

죽은 새끼 남방큰돌고래를 등에 업고 다니는 어미 돌고래. 핫핑크돌핀스 제공
가슴 아픈 남방큰돌고래의 장례식은 최근 15개월 동안 7번이나 관찰됐습니다. 이들이 새끼 돌고래의 죽음을 처음 목격한 것은 지난해 3월 4일. 이를 시작으로 5월과 8월, 올해 2월, 3월, 4월, 6월까지 총 7차례에 걸쳐 목격했죠. 모두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개체가 사망했습니다. 이들이 발견된 해역은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 일대에 집중됐습니다.

핫핑크돌핀스 조약골 공동대표는 ‘새끼 남방큰돌고래가 예전에 비해 더 많이 폐사하고 있나’라는 질문에는 확답할 수 없지만 많은 새끼 돌고래가 죽어나가고 있는 것은 맞다고 설명했습니다. “새끼 돌고래가 많이 죽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많이 죽는 거냐는 질문에는 대답할 수 없어요. 왜냐하면 과거와 현재의 사망률을 비교할 수 있는 통계자료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 부분에 대해선 지속적인 연구와 관찰이 필요해요.”

폐사한 새끼 남방큰돌고래의 부검을 진행한 적이 없어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할 수 없지만 대략적인 원인을 추정할 수는 있습니다. 연안 생태계의 서식 환경이 과거에 비해 나빠지면서 돌고래들에게 위협이 되거나, 생존에 방해가 되는 요인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하루 종일 돌고래를 쫓아다니며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돌고래 관광 선박 ▷바다로 흘러들어가 해양 생태계를 오염시키는 살충제와 제초제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와 해안 개발 사업 등이 새끼 돌고래의 사망 원인으로 추측됩니다.

국제멸종위기종인 남방큰돌고래는 국내에서는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과거 남방큰돌고래는 제주 앞바다에서 1000마리 이상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서식 환경이 악화되면서 남방큰돌고래의 개체 수는 현재 110여 마리 정도로 추정됩니다. 남방큰돌고래는 기후위기와 밀접하게 관련 있는 동물이기 때문에 이들의 개체 수 변화는 생태계 파악의 척도로 여겨집니다. 제주 바다에서 갓 태어난 어린 남방큰돌고래들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 것은 무엇을 시사할까.

핫핑크돌핀스는 대정읍 앞바다를 돌고래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현재는 허술한 가이드라인과 느슨한 단속으로 인해 돌고래들에게 위협이 되는 요인들을 강하게 규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돌고래 보호구역을 지정한다면 제도적인 보호 조치를 마련할 수 있는 발판으로 작용할 수 있죠. 돌고래 보호구역을 지정했을 때 ▷돌고래 관광 선박 접근 금지 ▷해안 개발 사업 중단 ▷과도한 농약 사용 규제 등을 실제로 실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도청도설] if, 손아섭
  2. 2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3. 3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4. 4[포토에세이] 가을의 꽃 코스모스
  5. 5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6. 6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7. 7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8. 8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9. 9[시사난장] 중국 굴기와 한국 외교의 ‘새판’
  10. 10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1. 1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4. 4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5. 5李대통령 지지율 소폭 상승해 40% 회복…부정평가는 50%
  6. 6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7. 7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8. 8이 대통령 "중수청 지휘감독 포기하는건 탄핵사유" 野 "국무회의 참석하면 밀실지휘 없어지나"
  9. 9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10. 10[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5. 5[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6. 6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7. 7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8. 8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9. 9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0. 10흑백요리사 셰프, 국내산 수산물 해외 홍보 나섰다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6. 6구조하다 놓친 익수자 숨진 채 발견
  7. 7부산 다문화 고교생 5년새 2배…정작 한국어학급 ‘0’
  8. 8취임하자마자…도시철 파업 막기 숙제
  9. 9[속보] 여전히 수로 주변 배회하는 ‘부캉이’…“환경 적응하면 바다로 간다”
  10. 10특검팀, 마산합포구선관위 등 투표자수 허위 입력 6곳 추가 확인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5. 5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6. 6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7. 7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8. 8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9. 9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10. 10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우리은행
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57년 평생 심한 말더듬에 고통…소통 연결고리 이어주길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거제 양대 조선소와 상생 협의…남부내륙철도에 행정력 집중”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