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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56> 이모작지원센터협동조합 최정란 부이사장

어르신 스마트폰 교육봉사…세상을 교실 삼아 평생 교육자로

  • 고영삼 인생이모작포럼 공동대표
  •  |   입력 : 2024-07-23 18:55:26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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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7년 간의 교직 생활 마감 후
- 우간다서 해외 미술교육 봉사
- 각종 디지털강사 자격증 취득
- 전문직 은퇴자 협동조합 결성
- 신중년·노인에 교육사업 진행


◇ 최정란의 이모작 귀띔

-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수입은 은퇴자들이 새로운 활동을 모색할 때 체크하는 첫 번째 항목이다. 그래서 ‘무엇을 할까?’는 곧 은퇴 후 수입처를 찾는 일과 다름 없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평생 아이들만 가르치고 살아온 이들에게 인생이모작은 많이 어렵다. 은퇴 후 맞닥뜨리는 수입처 발굴 환경은 한평생 봉직한 학교 환경과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면 교사는 은퇴 후 무엇을 하고 살면 좋을까? 여기에 힌트를 주는 이가 있어서 찾았다.
최정란(가운데) 부이사장이 창원시에 소재한 ‘꿈꾸는 산호작은도서관’에서 노인들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가르치던 중 질문을 한 수강생에게 설명하고 있다.
-독자들에게 인사해 주시겠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사회에 공헌을 하기 위해 전문직 은퇴자들과 함께 이모작지원센터협동조합을 결성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로 지역의 신중년들과 노인들에게 교육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만난 사람은 창원에 있는 이모작지원센터협동조합 최정란(67) 부이사장이다. 그녀에게서는 대면한 지 오 분도 안 되어 몸에 밴 친절함과 섬세함을 느낄 수 있었다. 교육자에게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였다.



-조합은 어떤 식으로 운영되고 있나요?

▶경남에는 신중년 세대가 다시 한번 더 적극적으로 사회참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으로 ‘경남행복내일센터’가 있습니다. 경남도와 경남경영자총협회가 협력해 설립한 기관이고요, 이곳에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 요청이 들어오면 우리 조합으로 연락이 오고, 우리 조합에서 전문 강사를 보내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외부 기관이 공모하는 사업을 받아 신중년분들께 무료교육을 하기도 합니다.

-어떤 과목 강사를 보유하고 계시나요?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메타버스 유튜브 블로그 드론 활용법과 같이 디지털 교육 강사도 있고요, 금융 회계 창업 부동산 등의 경제교육 강사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서전 쓰기나 체조 컵타 웃음치료 등의 실생활에 유익한 과목의 강사들이 20여 과목을 커버하고 있습니다.

-부이사장님은 이전에도 교육 분야에 종사하셨던가요?

▶저는 중등학교 교장으로 정년 퇴임을 했습니다. 1981년에 미술 교사로 임용되어 2019년 퇴임했으니 37년 이상 교직 생활을 했습니다. 한눈팔지 않고 열정을 쏟았던 세월이었죠.

-그럼 퇴직하고서 바로 이 일을 시작하신 건가요?

▶아니에요. 저는 퇴직 후 바로 KOICA 해외 봉사활동을 나갔습니다. 2019년 퇴직한 그해 5월 아프리카의 우간다로 가서 미술교육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지만, 현지의 미술 교사에게는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교육 방법도 안내하곤 했어요. 그리고 그곳 미술 교사들과 협업하여 국제학생작품교류전도 두 번이나 했어요. 2020년 3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휩쓸어 비상 피난을 했을 때는 원격으로 활동을 했죠.



KOICA 해외 봉사활동은 평생 전문직으로 활동해 온 은퇴자들이 매우 선호하는 활동 방식이다. 그녀는 은퇴를 앞두고 있던 퇴직자 연수에서 KOICA 해외 봉사활동을 다녀오신 분의 이야기를 듣고 매력을 느껴 도전했다고 한다.



-보람도 있었겠지만 낯선 곳이라 힘들기도 했지요?

최정란 부이사장이 2019년 KOICA 해외봉사단으로 갔을 때 아프리카 우간다의 은산지중등학교에서 미술 수업을 하고 있다.
▶힘들지 않았다 하면 거짓이죠. 하지만 보람이 더 있었습니다. 제가 이전에 가졌던 모든 직위와 권위를 내려놓아야 하는 일이었어요. 저와 같은 시니어 봉사팀은 건강 관리도 중요했어요. 어쨌든 봉사활동을 하러 온 한 사람으로 충실하고자 마음 먹었더니 모든 것이 즐거웠습니다. 어쩌면 제가 한국 학교를 2019년에 정년했지만 사실 KOICA 봉사활동을 마친 2021년 3월까지 봉직했다고 할 만큼 교육자 마인드로 임했어요.

-KOICA의 경험이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무엇을 남겼나 봐요?

▶먹고 입는 것조차 열악한 아이들에게 학습 동기를 일으키며 함께 울고 웃었죠. 돌아보면 그 시간은 빈곤한 현실 속의 풍요한 영혼의 시간이었습니다.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언제까지 살진 몰라도 교육 봉사와 같은 저에게 맞는 일을 찾아 현재를 열심히 살아내는 것이 국가사회에 보답하고 또 제 인생 목적을 달성하는 길이란 답을 얻었죠.

-귀중한 인생 경험이었군요. 지금 활동은 어떤 계기에 시작하신 건가요?

▶해외 활동을 끝내고 돌아왔는데, 하는 일이 없으니까 너무 힘들었어요. 흔히 노인들에게는 빈곤 질병 외로움 무위 등 네 가지 고통이 있다고 하죠. 제게는 그중에서 무위(無爲) 즉 아무 할 일이 없다는 것이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어요. 그런데 교사 출신이 실패하지 않고 할 만한 것이 무엇이 있겠어요? 하루는 지인으로부터 ‘경남행복내일센터’에서 스마트폰 강사를 모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해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요?

▶기계치였던 두려움을 극복하고 매진했죠. 결국 스마트폰 강사 자격증을 땄고, 내친김에 유튜버 크리에이터, 디지털 튜터 등 자격증도 땄습니다. 열심히 했어요. 자격증을 따고서 이 문구가 적힌 제 인생의 두 번째 명함을 만든 날 날아갈 것 같았어요. 그런데 문제가 있더군요.

-문제요?

▶네. 저의 일이 기존 스마트폰 교육 강사의 수입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젊은이들을 포함해 적지 않은 분들에게 디지털 기기 사용법 교육은 일종의 수입처였어요. 저는 교장까지 지냈기에 봉사의 보람으로 하고 싶었고, 이러한 뜻을 가진 분들과 협동조합을 만든 겁니다. 아시다시피 진화하는 스마트폰인지라 저 스스로 매일 공부해야 하고, 내용을 잊어버린 어르신에게 반복 학습시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만 즐겁습니다. 스마트폰으로 기차표를 예매하는 법이나 신용카드 사용법, 손자·손녀들에게 카톡으로 선물 보내는 방법을 가르쳐 드리면 너무나 좋아하십니다. 일주일 내내 바빠요.

-그러면 지금도 순수한 교육자로서 살고 계시네요. 그리고 ‘드리미초이’라는 블로그도 아주 알차더군요.

▶블로그 작업은 저의 습관이 되었습니다. 하루에 1개 정도 글을 올리며 계속 돌보니 방문객들도 참 많습니다. 자료도 매우 많아요. 교육을 받고 난 뒤 내용을 잊어버린 분들도 다시 복습할 수 있도록 배려해 올립니다.(https://blog.naver.com/esider) ‘드리미초이’는 꿈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를 연상시키면서도 무언가 배울 수 있도록 드린다는 뜻이 중첩된 단어에 저의 성을 붙였습니다. 우간다 친구들이 제게 붙여 준 별명이에요.

-교사로 퇴직하는 후배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예전에 구십 다 되신 분에게서 ‘이렇게 오래 살 줄을, 퇴직할 때 알았더라면 좀 더 장기 계획을 세워 뭔가를 했을 것인데 너무나 후회스럽다’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교사의 인생이모작은 특수해요. 연금이 있지만 별도의 경제활동을 하기에는 조심스러운 직업입니다. 이를 감안할 때 교육봉사활동이 좋다고 봅니다. 사회활동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게도 되지요. 그리고 퇴직 전에 준비해야 합니다.



최정란을 아는 사람들은 그녀에게 “지금껏 일만 했으니 쉬는 날이 있어야 되지 않느냐?”고 말한다. 하지만 그녀는 “마냥 쉬기엔 너무 긴 인생이다. 오늘이 생의 가장 젊은 날이기에 끊임없는 도전으로 살아갈 뿐이다”고 응답한다. 그리고 그 타깃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봉사’로 잡고 있다. 평생을 교실 속에서 교육해 왔지만 인생이모작기에는 세상을 교실로 삼고 운명처럼 깊어지고 또 넓어지고 있는 것. 그녀는 인생이모작기에 들어 자기 인생의 아름다운 주인공이 된 진정한 교육자다.


# KOICA 해외봉사활동 Tip

KOICA 해외봉사 사업은 우리나라가 40여 개 개발도상국에 전문가를 파견해 우리의 발전 경험을 공유하고 그들의 지속 가능한 경제 사회발전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KOICA에서는 연간 6회(시니어봉사단 2회) 홈페이지(http://kov.koica.go.kr/)를 통해 공공행정 보건의료 교육 농림수산 기술환경에너지 5개 분야에 38개 직종의 전문가 봉사단을 모집 공고한다. 서류 및 면접 전형을 통해 선발되면 각종 사전교육을 하고서 1~2년 파견된다.

청년들이 많이 참여하지만 은퇴자들도 시니어 단원으로 제법 참여한다. 출·귀국의 모든 경비는 물론이고 생활비 활동비 건강안전관리비용을 정부로부터 받으며 글로벌 봉사의 참된 체험을 할 수 있다.

※특별후원: BNK 금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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