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쪽방 한증막’에 갇힌 주민 “거동 불편한 몸, 피신도 못해”

취약계층에 더 가혹한 더위

  •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  |   입력 : 2024-08-01 19:46:56
  •  |   본지 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열풍 훅훅 내뿜는 선풍기에 의지
- 견디는 게 다인 고시원 입주민들
- 노숙인은 쉼터 열리기만 기다려
- 배달 등 야외노동자 고통 가중

부산지역에 지난달 18일부터 폭염 특보가 이어지는 등 재난 수준의 더위가 시민을 덮쳤다. 더위를 정면으로 받아내야 하는 취약계층과 야외 노동자는 사투를 벌인다. 국제신문은 폭염이 더욱 가혹한 이들을 찾아 이들의 고충을 살펴봤다.
부산에 폭염 경보가 내려진 1일 오후 부산진구의 한 고시원 주민이 힘겹게 더위를 견디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폭염 경보가 내려진 1일 오후 1시 30분 부산진구 전포동의 한 고시원. 방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더운 공기가 숨을 턱 막히게 한다. 이날 부산진구 낮 최고기온은 34도. 200㎡(약 60평) 공간에 자리한 40개의 ‘0.8평 쪽방’마다 갇힌 공기는 나갈 곳을 찾지 못한 듯 시간이 갈수록 후끈하다. 복도에 놓인 이곳의 유일한 에어컨은 더위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이다.

고시원 거주자들은 모두 문을 한 뼘씩 열어놓고 있다. 일부는 바지만 걸친 채 웃옷까지 벗고 더위와 씨름하고 있다. 내부가 들여다 보이는데도 문을 열어 놓은 이유를 묻자 박모(70대) 씨는 “이렇게 더울 때는 선풍기 바람마저 뜨겁게 느껴진다. 복도에 있는 에어컨 바람을 조금이나마 쐬기 위해 열어 놨다. 끝에 있는 방은 사실 바람이 거의 닿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방이 후끈해 근처 지하상가라도 가고 싶은데 몸이 불편해서 움직이기 힘들어 못 가고 있다”고 덧붙인다. 거주민이자 고시원 관리자인 이모 씨 역시 “노숙인 임시 거주지로 이곳을 찾았다가 장기로 살게 된 사람이 대부분인데 영세 고시원은 여름이 가장 힘들다”며 “견디다 못해 하루종일 지하철만 타는 분도 있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2시 30분 부산역에는 노숙인과 인근 쪽방촌 주민이 땡볕을 피해 삼삼오오 그늘에 모여 있다. 한 노숙인은 컵에 담긴 얼음물을 따라 연신 얼굴을 적셨지만 더위가 가시지 않는 듯 한숨을 내쉰다. 노숙인 무더위 쉼터도 북적인다. 이날 부산희망드림센터가 운영하는 무더위쉼터에는 아침부터 약 20여 명이 모였다.

한 노숙인은 “보통 10명 정도 오는데 날씨가 더워져 방문자가 늘었다. 요새는 밤과 새벽에도 더워 쉼터가 열리기를 기다리며 일찍부터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부산희망드림센터 관계자는 “쉼터를 찾은 노숙인들에게 물과 포도당을 상시 지급하고 있다. 폭염으로 샤워실 세탁실을 이용하는 이들도 늘었다”며 “간혹 정신 이상으로 두꺼운 옷을 입고 다녀 열사병에 노출되는 노숙인도 나타나므로 현장을 계속 체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외 노동자 역시 더위에 속수무책이다. 이날 오전 부산시와 부산노동권익센터는 도시철도 1호선 양정역 인근에서 옥외 노동자를 위해 물과 시원한 수건을 주는 행사를 열었다. 한 택배 기사는 목에 두른 수건이 무색하게 상의가 온통 땀으로 젖어 있다. 배달 노동자 A 씨는 “오토바이를 탈 때는 그나마 낫다. 아스팔트 열기가 너무 뜨거워 신호 대기를 할 때는 정말 참기가 힘들다. 대기할 때는 나무 그늘을 찾아 쉬는데 이런 폭염에는 그늘도 소용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한편, 부산시는 지난달 29일부터 폭염대응 상황 점검에 나섰다. 취약계층 및 사회복지시설을 대상으로 냉방시설을 점검하고, 무더위로 인한 인명피해가 없도록 ▷노숙인 공동대응반 ▷현장대응 전담팀 ▷응급 잠자리·구호방 등을 운영 중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조용히 작품의 중심 잡아주던 사람…‘영원한 별’ 안성기 추억하다
  3. 3[속보]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초청공연 추진 안 해
  4. 4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5. 5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6. 6‘부캉이’ 시내버스에도 등장…북항 친수공원 경유 5-1번에 이미지로
  7. 7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8. 8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9. 9인천 대형마트 상가 50대 남성 흉기 난동…1명 심정지·7명 부상(종합)
  10. 10울산 울주군 화학제품 제조업체서 불, 대응 1단계 인력 200명 동원 진화중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3. 3“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4. 4김민석, 주진우 겨냥 “막말 땐 자격 정지 추진”
  5. 5李대통령 “늘어난 청소년 자살률…학업문제 등 강력한 대책 찾아야”
  6. 6KTX·SRT 통합, 이재용·최태원 증인채택 두고 여야 신경전
  7. 7與, 신천지 가입 정황 확인…후속 조치 주목(종합)
  8. 8李대통령 ‘강훈식 후임’ 신임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 임명
  9. 9한동훈, 법무부 장관 재직시 딸 '허위스펙' 수사무마 의혹으로 고발당해
  10. 10강경화 “한미 협의 쉽지 않아” 시인…국힘 “정부, 혈맥 막혔는데 뭐하나”(종합)
  1. 1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2. 2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3. 3닻 올린 HMM 부산시대…5년간 15조·2만 명 고용 효과
  4. 4해양·파생특화 넘어 디지털금융으로…부산 금융도시 고도화
  5. 5해수장관 “내년 북극 시범운항 車운반선 등 확대”(종합)
  6. 6반도체주 추락에 5%대 급락…코스피 간신히 6000선 방어(종합)
  7. 7고리 3·4호기 계속운전 심사 개시…사고관리계획서도 상정(종합)
  8. 8IMF "올해 韓 1인당 GDP 4만3512달러"…부채전망은 대폭 하향
  9. 9광고산업 수도권 집중 심화…“지역업체 살려야”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13일
  1. 1[속보]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초청공연 추진 안 해
  2. 2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3. 3‘부캉이’ 시내버스에도 등장…북항 친수공원 경유 5-1번에 이미지로
  4. 4인천 대형마트 상가 50대 남성 흉기 난동…1명 심정지·7명 부상(종합)
  5. 5울산 울주군 화학제품 제조업체서 불, 대응 1단계 인력 200명 동원 진화중
  6. 6진주 상평산단, 주거·생활편의 기능 갖춘 미래형 산업공간 탈바꿈
  7. 7동명대 스마트해양, 신라대 AI웰라이프, 고신대 AI헬스케어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4일
  9. 9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87> 배우 강석우
  10. 10정신건강복지법 개정 갈등 심화…부산지역 심리학과 등 시국선언
  1. 1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2. 2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3. 3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4. 4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5. 5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6. 6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7. 7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8. 8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9. 9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10. 10차준환, 이번 시즌 국가대표·대회 출전 중단…서울시청과도 결별
우리은행
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배우 강석우
주 13.7시간 노동의 덫
“복지시설 몇 년 일했지만 퇴직금 0원”…공공부문도 꼼수 채용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