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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폭염에 소 살빠지고 닭·돼지 죽고"…축산물가 걱정

경남 소규모 농가 대책 부실

생육 부진 상품성 저하 직결

가금류 등 2만여마리 줄폐사

추석 목전에 가격 폭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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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으로 돌본 소들이 폭염에 축 늘어져 야위어 가는 모습을 보고 억장이 무너지지 않으면 이상하지.”

7일 오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북면 한 한우 농가에서 소들이 천장에 달린 대형 선풍기 아래에 누워 무더위를 달래고 있다. 김용구 기자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 7일 오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북면 하천리 중촌마을 한 한우 축산농가. 농장주 정종만(63) 씨는 천장에 달린 대형 선풍기 아래 누워 눈만 간신히 뜬 소들을 향해 고무호스로 연신 물을 뿌리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나마 일부는 낯선 취재진을 피해 힘겹게 몸을 일으켜 식수대에서 물을 마셔보지만, 거친 숨소리가 잦아들지 않는 건 매한가지다.

정 씨는 34도의 수은주를 가리키며 “사실상 선풍기가 유일한 대책”이라며 “3년 전 이 축사동에만 5대를 더 달아 총 10대를 가동하고 있지만 더위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넋두리했다. 그는 “이마저도 소 생육에 필요한 톱밥이 날릴 것이 우려돼 회전율을 60% 정도로 낮춰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아직 폐사 피해는 없으나 무더위는 상품성 저하로 직결된다.

정 씨는 “30도를 넘어서면 마리당 4~5㎏ 정도의 식사량이 절반 이하로 줄고 물 섭취량은 2배로 늘다 보니 살이 쏙쏙 빠진다”며 “비타민제나 영양제를 함께 줘도 소용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태로 우시장 경매에 나가면 성체여도 송아짓값(250만~350만 원)을 못 받는다”고 울상을 지었다.

정 씨는 소규모 농가일수록 폭염에 대처하기가 녹록지 않다고 부연했다. 50여 마리를 홀로 사육하는 그에게 비용이 많이 드는 스프링클러 등의 최신 설비는 언감생심이다.

바람이 잘 통하게 축사 지붕을 기존 4m에서 6~8m로 높이는 방법도 같은 이유로 고려조차 하지 않는다. 지자체 지원 사업이 있지만 대부분 자부담이 필요해 부담되기는 마찬가지다.

정 씨는 “30년 넘게 축산업을 해왔는데 최근에는 사룟값까지 올라 인건비도 안 나온다”며 “생업을 포기할 순 없어 버티고만 있다”고 말했다.

고무호스로 소를 향해 물을 뿌리는 농장주 정종만 씨. 김용구 기자
대형 가축인 소와 달리 땀샘이 없는 돼지와 가금류 농가에서는 직접적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전날까지 경남에서는 육계 1만6740마리, 돼지 5406마리, 산란계 4753마리, 오리 1028마리 등 총 2만7927마리가 폐사했다. 전국적으로도 같은 기간 가금류 32만7000여 마리 등 총 35만4000여 마리가 목숨을 잃었다.

이런 상황에 다음 달 추석까지 앞둔 터라 계란과 축산물 등의 가격 폭등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일평균 계란 생산량은 4742만 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 늘어난 수준을 보인다. 반면 폭염 등 여파로 산란율은 낮아져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정부와 각 지자체는 가축 사양관리 상황 점검을 벌이고 대책을 수립하는 등 촉각을 세우고 있지만 무더위는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기상청은 최소 12일까지 낮 최고 기온이 33도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찜통더위에 소가 물만 연신 마시고 있다. 김용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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