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제에 항거한 신덕균 선생
- 수십 년 거주한 것으로 확인
- 광복절 앞 명칭 변경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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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중구문화원의 명칭에 독립운동 자금을 제공하면서 일제에 저항한 눌원 신덕균 선생의 존함을 담아야 한다는 논의가 확산한다. 사진은 13일 중구문화원 전경. 김동하 기자 |
제79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부산지역 대표 적산가옥을 리모델링해 사용하는 중구문화원의 명칭을 변경하자는 논의가 확산한다. 중구문화원은 이 건물을 지은 일본인 타테이시 요시오의 이름을 넣어 ‘부산광역시중구문화원(옛 타테이시 주택)’을 명칭으로 쓴다. 하지만 이곳에는 생전 물밑에서 독립운동 자금을 제공하고 일제에 저항한 눌원 신덕균(사진) 선생이 수십년 동안 거주한 것으로 확인돼 ‘신덕균의 집’으로 명칭을 바꾸자는 주장이 나왔고, 중구는 국제신문 취재가 시작되자 곧바로 명칭을 바로잡기로 했다.
13일 부산 중구 등에 따르면 구는 2021년 건축 양식 등 원형을 살리는 취지에서 이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한 뒤 중구문화원을 열었다. 문화원은 향토자료 수집 또는 문화자원의 발굴·활용 등의 사업을 진행하는 곳이다. 이 건물은 일제강점기인 1932~1934년 일본인 타테이시 요시오라는 건축가에게 의뢰해 지은 집으로 학계는 추정한다. 2층 목조주택으로, 전형적인 일본 가옥이 아닌 서양 건축 양식으로 지어졌다. 구가 건물을 매입하기 전 이곳에 레지던시 공간 ‘창작여관’을 운영한 문화소통단체 숨 차재근 대표는 “문화적 측면에서 근대 일본식 가옥 등 건축물의 보존 가치가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곳은 2, 3대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인 눌원 신덕균 선생이 1958년부터 1990년대까지 40년가량 살았던 집이다. 신 선생은 1909년 부산 가덕도 태생으로, 초량에 태평정미소를 세워 기업인으로서 발을 내디뎠다. 1945년 광복 이전 부산과 호남 등에 이미 7개 정미소를 운영했던 그는 독립운동가였던 백산상회 안희제 선생을 통해 임시정부에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하며 일제에 저항했다. 일제는 광복 전까지 신덕균 선생을 무려 35번이나 연행해 고문 등을 했다.
이에 중구문화원의 명칭에서 일본인의 이름을 제외하고 신 선생의 함자를 담아 독립운동에 헌신한 그의 노력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곳은 ‘중구문화원’으로 불리지만 홈페이지 등에는 ‘중구문화원(옛 타테이시 주택)’이라고 적혀 있다. 백기환 광복회 부산지부장은 “독립운동에 의미가 큰 인물을 당연히 중구문화원 명칭에 담아야 한다”고 전했다. 신 선생의 유족은 “저희 소유 건물이 아니기에 조심스럽지만 선친의 존함이 병기된다면 감사한 일”이라고 환영했다. 최진봉 중구청장은 “지역 독립운동사에서 중요한 인물이 거주하신 주택인데, 당연히 선생의 성함을 강조하는 게 맞다. 중구문화원을 표기할 때 ‘신덕균 선생의 집’을 병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구문화원 관계자도 “건물의 건축적 가치를 감안해 ‘타테이시’를 용어를 사용해 소개한다”며 “신덕균 선생이 오래 거주했던 주택인 만큼 , 신 선생의 독립운동과 관련한 콘텐츠 개발에 관심을 쏟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