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1 지방선거 과정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종우 경남 거제시장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당선 무효형인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박 시장은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즉각 상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23일 창원지법 앞에서 상고 의사를 밝히는 박종우 거제시장. 김용구 기자

23일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2부(허양윤 부장판사)는 이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시장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 선고인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깨고,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 시장은 2021년 7월부터 9월까지 당내 경선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당원 명부 제공과 SNS 홍보를 대가로 측근 A(30대) 씨를 통해 서일준 국회의원실 직원 B 씨 등에게 3차례에 걸쳐 1300만 원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2021년 7월 A 씨에게 제공한 300만 원에 대해서만 유죄라고 판단, 박 시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었다.

선출직 공직자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을 받거나 형사 사건에서 금고형 이상을 받아 최종 확정되면 직을 잃는다.

박 시장은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를 이유로 항소했다.

박 시장 측은 돈을 건넨 사실이 없고, B 씨가 자신의 낙마를 위해 음해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허위 진술했다는 취지로 주장해 왔다.

그러나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B 씨는 피고인이 두 손으로 돈을 들었는지 등에 대해 다소 불명확한 진술을 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는 진술의 신빙성을 결정짓는 요소가 아니다”면서 “B 씨가 금품 제공 사실을 폭로하면 스스로 돈을 받은 사실도 밝혀야 해 무고할 동기가 된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증거 부족을 이유로 300만 원 중 200만 원을 지급한 사실만 인정했다.

재판부는 “공직선거법은 금권 선거를 방지해 후보자 간 경제력 차이에 따라 불공정하게 선거가 이뤄지는 것을 막고,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공정하게 선거가 치러지도록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며 “박 시장은 이런 입법 취지를 훼손해 그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박 시장은 선고 직후 법원 앞에서 “돈을 준 사실이 없는데도 법원이 이런 선고를 내렸다”며 “대법원에서 무죄가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현철·김용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