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대박, 헐, X나’ 표현 부적절…자녀 눈높이 문장으로 대화해야

슬기로운 부모교육 <18> 느낌·의견 전달하는 방법

  • 이희란 부산가톨릭대 언어청각치료학과 교수
  •  |   입력 : 2024-09-09 19:12:14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얼마 전 지역의 한 고등학교에서 언어치료사와 청능사에 관심이 있는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 특강을 했었다. 비교적 학군이 좋고, 입시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고등학교였기에 학생들 역시 강의에 열의를 갖고 관심을 보이며 집중해 주었다. 하지만 강의를 마치고 한 학생이 친구와 나눈 몇 마디에 필자는 탄성을 지르고 말았다. ‘이 강의 X재밌어!’ 동료 교수는 요즈음 청소년들의 일반적인 표현이며 놀랄 정도도 아니니, 칭찬으로 들으란다. 이 표현에 쓰인 ‘X’의 쓰임을 나름 분석해 보니 대체로 명사와 함께 사용하지는 않으며, 주로 술어 앞에서 그 쓰임이 많지만 띄어쓰기를 하지 않고 붙여 쓰는 것 같다. 술어를 과장해서 꾸미는 부사 역할을 하지만 술어에 붙여 쓰니 한국어의 새로운 접두사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기세다.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표현 중에 ‘대박’ ‘헐~’ 같은 표현도 놀라울 따름이다. 음식이 맛이 있어도, 옷을 잘 입어도, 놀랄만한 대형 사고를 접해도, 공부를 잘했어도 웬만한 장면에서 흔히 듣게 되는 표현이 바로 이 ‘대박’이다. 두 표현 모두 전달하려는 의미를 대략은 알겠지만, 말하는 이의 정확한 느낌과 의견은 오리무중이다.

대학원생의 논문 지도를 마치고 이런저런 코멘트를 해주었더니 학생에게서 돌아오는 표현 역시 ‘헐~’이었다. 무슨 뜻이냐고 되물었더니 교수님의 접근이 놀랍고 새로워서였단다. 그렇게 표현하면 되는데 왜 굳이 그 단어를 쓰느냐고 재차 묻자 특별한 의미는 없지만 그 상황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였단다. ‘제가 정말 요즘에 많이 쓰는 말이에요. 초등학생들도 많이 쓰고 하니까….’ 뒤이어 구태의연하기까지 한 전공 지도교수의 넋두리 같은 훈시가 이어졌지만, 공염불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자신의 느낌이나 의견을 이렇게 유행하는 한 두 단어가 아닌 보다 정돈된 문장으로 표현하게 하려면 결국은 부모의 말하기 습관이 중요할 것이다. 무엇보다 아이가 상황에 적절하게 자신의 의도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게 하려면 부모가 먼저 아이가 집중하는 상황에서 아이의 눈높이에 맞도록 단어와 문장을 선택해서 말해주어야 한다. 부모 스스로 그 상황이나 물건이 좋다면 왜 좋은지, 최고이거나 놀라운 이유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아무리 아이가 집중해서 들었더라도 반드시 완성된 문장으로 마무리를 지어줄 수 있어야 한다.

“-- 때문에, --서, --니까, --라는 점이 좋았어” “그래서 엄마는 --라고 생각해” 정도의 설명을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들려줄 수 있어야 한다. 신문 기사처럼 육하원칙까지는 아니더라도 자녀의 눈높이와 감정 상태를 고려한 부모의 구체적인 말하기가 가족 내에서 이어진다면 이러한 대화에 집중할수록 아이는 다양한 표현력을 갖춘 대화자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4. 4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5. 5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6. 6‘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7. 7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8. 8[사설]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법 개정 앞서 정부가 힘 실어야
  9. 9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10. 10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1. 1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2. 2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3. 3[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4. 4[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5. 5‘盧 수사’ 與-한동훈 논쟁 확전…“석고대죄하라”-“성역화 말라”
  6. 6젤렌스키 또 북한·한국 언급, 러, 北에 제트추진 드론 기술도 공유한 듯"
  7. 7아시안게임 논란에 병역특례 도마 위…정치권 개편론 확산
  8. 8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9. 9국힘 "北 지뢰 안치우면 우리 군이 치우겠다니, 이 무슨 황당무계한 소리"
  10. 10李 대통령 “무책임 극단주의 ‘무극파’ 경계" 언급.. 인선 반발 의식했나
  1. 1‘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2. 2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3. 3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4. 4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5. 5전남 시·군 절반 이상이 지난해 지역사랑상품권 국비 다 못 써.. '실수요 고려 필요'
  6. 6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7. 7누리호 5차 발사 초읽기…6일 세운다
  8. 8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9. 9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10. 10‘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AI로 지인 성착취물 제작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 잡고 보니 현직 경찰관(종합)
  6. 6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8. 8[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9. 9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10. 10책임 더 커진 경찰, 해킹 내사…‘사이버 1호 사건’ 가능성
  1. 1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2. 2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3. 3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9. 9[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10. 10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