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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부탁 받고 마약가방 운반…징역 6년

  •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  |   입력 : 2024-09-19 19:29:56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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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면식도 없고, 신원도 알 수 없는 외국인의 부탁을 받고 말레이시아로 출국해 필로폰이 든 여행용 가방을 국내로 들여오려다 적발된 4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6부(김용균 부장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A 씨는 올해 초 한 영국인 남성으로부터 세계은행에 A 씨 명의로 된 5500만 달러(약 770억 원)가 예치돼 있으니 말레이시아에 와서 서류 작업을 하면 1050만 달러(약 140억 원)를 먼저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이에 A 씨는 지난 2월 말레이시아로 출국해 영국인에게 ‘한국에 있는 지인에게 선물 가방을 전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부산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여행용 가방을 들여오려다가 적발됐다. 이 여행용 가방 속에는 시가 4억 원 상당의 필로폰 약 4㎏이 들어 있었다.

재판에 넘겨진 A 씨는 세계은행에 예치된 돈이 과거 코인 등 투자 수익으로 생각했고 가방 안에 필로폰이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해 필로폰을 밀수한다는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수년간 회사에 다니는 등 일반적인 사회경력을 가진 피고인이 일면식도 없는 외국인의 제안이나 부탁에 관해 확인하려는 구체적인 노력을 하지 않았던 만큼 주장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선물이 든 가방을 전달받은 즉시 길거리에서 임의로 열어본 피고인의 행동은 무례하고 선뜻 이해되지도 않는다”며 “가방 안에 의류와 이불이 들어 선물로 보기 힘들었지만 의문을 품지도 않았다. 피고인이 필로폰 밀수를 인식한 상태에서 필로폰이 있는지 확인했거나 적어도 필로폰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에 이런 행동을 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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