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빈집세 걷고 통학로 무허가집 철거…소유주 책임 묻는 교토시

부산 빈집 팬데믹 <4> 빈집 문제 먼저 찾아온 일본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 도심 곳곳에 빈집이 바이러스처럼 확산하면서 빈집 정비를 촉구하는 여론이 거세다. 국제신문은 우리나라보다 앞서 빈집 확산 문제를 겪었던 일본과 미국의 현장과 정책을 통해 빈집 대응책을 각각 모색해본다.
일본 교토시 히가시야마구 로쿠하라 마을 내 방치된 빈집. 로쿠하라 마을에는 빈집이 200호에 이른다. 교토 = 조성우 기자
- 日정부 2014년 ‘빈집 특별조치법’ 제정
- 교토 2026년 첫 빈집세 예상세입 87억
- 위험한 곳은 관련 법령 따라 철거 가능
- 히가시야마 주민 자발적 정비 나서기도

일본 정부는 빈집을 사회적 문제로 정의하고 2014년 ‘빈집 등 대책 추진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제정했다. 일본에서도 국제신문 취재진이 찾은 교토는 오랜 전통과 역사 만큼이나 오래 전부터 빈집 문제로 골치를 앓았다. 교토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빈집세’ 도입이 예정됐다. 빈집을 방치하는 소유주에게 책임을 묻는 방식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교토시의 정책 기조였다.

■‘일본 최초’ 2026년 빈집세 도입

로쿠하라 마을의 빈집이 2층 목조 주택이 깔끔하게 정비돼 있는 모습. 2022년 정비를 마친 뒤 타 지역에서 이주한 30대 여성이 이 주택에 입주했다. 교토 = 조성우 기자
일본 총무성의 주택토지 통계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빈집은 900만 채(13.8%)로 5년 전과 비교해 0.2%P(37만 채) 상승했다. 빈집 숫자 역시 역대 최다를 기록했으며, 30년 전과 비교했을 때 2배가량 늘었다. 교토시 역시 빈집이 10만6000채(13%)로, 관리 없이 방치된 곳은 4만5000채에 달한다. 특히 교토는 과거 지어진 주택이 도로와 인접해 재건축이 불가능하거나 승강기가 없어 선호도가 떨어지는 곳이 많다.

교토시는 2026년 시행 예정인 ‘빈집세’라는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시에 따르면 예상 세입은 9억5000만 엔(한화 87억5200만 원)이다. 과세 대상은 아무도 살지 않는 주택 중 활용이 가능한 곳이다. 기준은 일본에서 토지나 주택을 소유했을 때 부과하는 고정자산세의 50%로, 주택 평가액 100만 엔 아래면 5년간 빈집세 면제 대상이다.

시는 확보되는 세수를 빈집 정비 활동에 사용할 방침이지만, 그보다 먼저 소유주들이 과세를 피하기 위해 빈집 활용에 나서기를 기대한다. 교토는 주택 마련이 힘들어 젊은 부부가 타지로 떠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교토시 카와토 테츠로 제세기획과장은 “자녀가 있는 젊은 부부가 정비된 빈집에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궁극적으로 빈집 소유주에게 리스크를 부과하되 주택을 활용하면 경제적 이익이 된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게 교토시 정책 방향성이다”고 강조했다.

■‘규제 강화’ 빈집 정책 도입이 필요하다

교토는 빈집 정보를 알리고 거래할 수 있게 돕는 빈집뱅크가 운영되는 지역 중 한 곳이다. 빈집뱅크는 일본 정부가 시행하는 전국 정책으로, 교토는 시가 아닌 민간이 중개를 맡는다. 부동산에 소속된 5년 이상 경력의 빈집 중개원이 250명에 달하며, 연간 800건의 빈집 상담을 무료로 해준다. 다만 일각에선 빈집뱅크가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주택을 활용할 만한 빈집은 이미 부동산에서 매물로 활용하기 때문에 실제 거주가능한 매물은 사실상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에 주민단체와 협업하는 등 지자체가 더 적극적으로 정책에 개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부산 중구도 내년 빈집뱅크 시행에 나선다.

일본의 규제 강화를 참고할 필요도 있다. 일본은 위험도가 높은 무허가 빈집은 관련 법령에 따라 철거까지 가능하다. 첫 행정지도 절차를 거쳐 2~3달이 지나면 행정대집행으로 철거 후 구상권을 청구한다. 특히 통학로 빈집 또한 철거 가능 대상이다.

교토시 타무라 이쿠오 빈집정책과장은 “노후화 등 위험한 빈집을 주민이 구별할 수 있도록 인증제도를 실시하고 있다”며 “관내 5개 부동산 단체를 빈집 거래 인증업체로 선정해 민간 주도의 활성화 촉진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빈집 내 손으로 정비” 수리 나서는 주민단체

교토 관내 11개 행정구역 중 빈집이 가장 많은 지역인 히가시야마는 빈집 비중이 무려 약 20%에 달한다. 히가시야마에 위치한 로쿠하라 마을은 총 주택 1000채가 넘는 주택 중 빈집이 200채에 달한다. 빈집이 특히 많아 마을 주민이 자발적으로 나서 빈집 정비에 나선다. 로쿠하라 자치연합회 스가타니 유키히로 사무국장은 주민과 함께 빈집 수리 등을 하는‘로쿠하라 마을 만들기 위원회’를 자원봉사모임이라고 소개했다. 2020년 활동을 시작한 이들은 그간 총 19건의 빈집을 정비했다. 소유주와 연락하기 힘든 빈집 특성상 정비 허가를 받는 과정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흔치 않은 성과다. 이날 스가타니 사무국장을 따라 로쿠하라 마을 일대를 둘러보며 위원회가 직접 수리한 주택을 볼 수 있었다. 그중 2층 목조주택은 실제 정비 후 타지에서 온 주민이 입주해 거주하고 있었다. 이 주민은 소유주에게서 빈집 수리비를 지원받아 정비를 마친 뒤, 이를 월세 개념으로 분할납부하는 방식으로 입주했다.

히가시야마는 65세 이상 인구가 33%에 달하는 초고령화 지역이다. 로쿠하라 마을 역시 주민 절반은 혼자 사는 노인들로 구성돼 있어 빈집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위원회는 법인과 협업해 독거노인들에게서 사후 빈집 소유권을 매입하는 방법을 계획한다. 스가타니 사무국장은 “지역 사정을 잘 알고 애정을 가진 주민이 지역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도 중요한 가치이자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248회 로또 복권 1등 15명…당첨금 각 19억 3365만 원씩
  2. 2기초연금 받으면 부자?…수급 상위 1% 근로소득 월 220만원
  3. 3[속보] 국힘 장동혁, 李대통령에…“돼지 눈엔 돼지만 보이나”
  4. 4트럼프 “이란과 대화 중…전쟁에 쓴 돈 베네수서 만회”
  5. 5북항 ‘부캉이’ 닷새째 자취 감춰…수온 하락 영향도
  6. 6부산·울산·경남 대체로 맑음…낮 최고 19∼21도
  7. 7‘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8. 8삼성 사장단 50여명, 샘 올트먼과 AI 미래전략 논의
  9. 9[날씨칼럼] 가을 하늘, 안전을 돕는 페이스메이커
  10. 10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0.5원 ↑
  1. 1[속보] 국힘 장동혁, 李대통령에…“돼지 눈엔 돼지만 보이나”
  2. 2한미일 외교장관 “北 완전한 비핵화 위한 의지 재확인”
  3. 3장동혁 “李대통령 ‘황제골프’ 수준 넘어 ‘민폐골프’”
  4. 4진성준 뒤늦게 美비자 발급, 野"한미동맹 균열 드러낸 외교 망신"
  5. 5李대통령 "다문화 지원 필요하나 역차별까지 정당화 안 돼"
  6. 6“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7. 7“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8. 8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9. 9[속보]한동훈, "李 정권 막는 명분 같이라면 '훈훈연대' 힘을 모을 것"
  10. 10[속보] 장동혁 “투표지 육안으로도 많은 문제…특검, 진실 밝혀야”
  1. 11248회 로또 복권 1등 15명…당첨금 각 19억 3365만 원씩
  2. 2기초연금 받으면 부자?…수급 상위 1% 근로소득 월 220만원
  3. 3삼성 사장단 50여명, 샘 올트먼과 AI 미래전략 논의
  4. 4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0.5원 ↑
  5. 5‘바이낸스’ 8조원대 해킹에 거래소들 보안 점검
  6. 6한화오션까지 동참… '조선사 빅3' 공동납품 체계 완성
  7. 7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8. 8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9. 9‘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10. 10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1. 1북항 ‘부캉이’ 닷새째 자취 감춰…수온 하락 영향도
  2. 2부산·울산·경남 대체로 맑음…낮 최고 19∼21도
  3. 3[날씨칼럼] 가을 하늘, 안전을 돕는 페이스메이커
  4. 4기표소서 투표지 촬영해 단톡방 공개한 50대…벌금 50만원
  5. 5민주콩고 에볼라 사망 5천명 넘어…확진자 절반 사망
  6. 6프로야구 입장권 부정구매 후 웃돈 붙여 되판 10대 검거
  7. 7무면허 음주 뺑소니에 제지하던 사람 다치게 한 40대 항소심도 실형
  8. 8“나 감방서 나왔다”…출소 나흘 만에 또 스토킹한 60대 징역형
  9. 9전조등 얼굴에 비췄다고 운전자 폭행한 50대 징역 6개월
  10. 10진주 송전탑서 60대 작업자 20m 추락해 숨져
  1. 1‘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2. 2“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3. 3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4. 4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5. 5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6. 6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7. 7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8. 8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9. 9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10. 10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우리은행
한 아이의 내일을 바꾸는 '부산의 힘'
한부모 가장 장애자녀 셋 돌봄…낡고 좁은 집 ‘위태’
위기가정 긴급 지원
홀로 질병과 생활고 견디는 독거노인…수도까지 끊겨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