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부분 의대생이 ‘의대 모집정원 증원’에 반발해 8개월째 수업을 거부 중인 가운데, 정부가 학사 파행을 막는다며 내놓은 대책들이 오히려 의정 갈등에 기름을 붓는다. 특히 향후 의료인력 수급을 고려해 제시한 의대 교육과정 단축안은 의료계와 환자단체의 큰 반발에 직면했다. 악화일로의 상황에서 대통령실은 10일 의사 단체와 ‘2000명 증원’ 필요성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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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8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환자단체인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9일 “갈등만 부추기는 ‘의대 5년제’ 정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과연 현 사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분란만 부추겨 의료체계를 엉키게 하려는 속셈인지 이제는 정부도 믿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밑도 끝도 없는 ‘의대 5년’이라는 대책을 구성한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발표는 교육부가 지난 6일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의 하나로 현행 6년인 의대 교육과정을 5년으로 단축하는 안을 제시하면서 의료계와 다시 한번 충돌한 데 따른 것이다. ‘부실교육’을 우려하는 의료계의 강한 반발에 교육부는 “의과대학을 6년제로 유지하며 희망하는 대학은 교육의 질 저하 없이 자율적으로 5년제 과정도 운영할 수 있으며, 정부는 이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취지”라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교육부는 교육과정 단축안을 비롯해 그동안 의대 학사 파행을 막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지만, 정작 의대생들의 복귀는 요원하다. 학교로 돌아오는 대신 입대를 선택한 의대생만 1000명이 넘는다.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전국 국·사립 의대 군 휴학 허가 인원’을 보면 지난달 23일 기준 37개 의대에서 1059명이 군 휴학 허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군 휴학한 의대생은 2021년 116명, 2022년 138명, 지난해 162명 등 연간 100명대에 불과했다.
이처럼 의정갈등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10일 서울대 의대 융합관에서 ‘의료 개혁, 어디로 가는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관심이 집중된다. 토론회는 ‘지속 가능한 의료 체계 구축 방안-2000명 증원, 왜 필요한가’를 포함해 네 가지 소주제를 다룬다. 유미화 녹색소비자연대 대표가 진행을 맡고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 ▷강희경·하은진 서울의대 교수가 참석한다. 의정이 한 테이블에 앉는 의미 있는 자리지만, 대화에 나설 의사단체 측이 전체 의료계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의정 대화 국면을 이끌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