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 위기 대응에도 도움
“서구 초장동은 이 속도라면 50년 뒤 모든 주택이 빈집이 됩니다. 빈집을 철거하고 콘크리트 나대지로 두는 지금 방식이라면 천마산이 거대한 콘크리트 흉물 동네로 변하는 것도 시간문제입니다. 국제신문의 미국 플린트시 현장 취재에서 알 수 있듯 녹지화를 통한 빈집 정비가 필요합니다.”
경성대 도시계획학과 카마타 요코(사진) 선임연구원은 국제신문 특별취재팀의 창간 77주년 ‘부산 빈집 팬데믹’ 시리즈를 이같이 평가했다. 요코 선임연구원은 2020년 자신의 기존 연구를 토대로 올해 빈집특별취재팀과 함께 서구 초장동 빈집 조사를 실시하고 데이터 분석과 시각화를 맡았다. 빈집 규모를 파악하는 기존 통계를 넘어, 지역에서 처음으로 빈집 밀집 지역의 시간 흐름에 따른 변화를 관찰한 연구자다.
요코 선임연구원은 빈집을 정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역 주민이라고 강조했다. 요코 선임연구원은 “빈집을 철거하고 정비하는 노력이 중요한 것은 그곳에 사람이 살기 때문이다”며 “간신히 빈집을 없애고 3년 뒤 관리권을 넘겨줘야 한다는 이유로 콘크리트 나대지로 방치해두는 게 누구를 위한 정비인지 의문이다. 현재 방식은 무단투기한 쓰레기와 잡초가 한데 엉켜있는 또 다른 흉물을 만들 뿐이다”고 말했다.
요코 선임연구원은 대안으로 빈집 철거 이후 공공매입을 통한 녹지화 활용 방안을 주장했다. 고밀도의 빈집을 철거해 주민이 쉴 수 있는 ‘동네 정원’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국제신문이 다녀온 미국 미시간주 플린트시도 토지은행을 활용해 빈집을 녹지와 정원으로 바꾸는 ‘클린앤그린 (Clean and Green)’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녹지화의 장점은 정주 여건 향상과 기후 위기 대응에 유리하다는 것이다”며 “콘크리트 나대지로 둘 때보다 나무를 심었을 때 통풍과 온·습도 등을 종합한 열 쾌적성 지표가 높게 나와 폭염 저감에 도움된다”고 설명했다.
요코 선임연구원은 “빈집을 한 채 한 채 철거·매입하는 방식은 활용할 수 있는 땅이 좁아 공원을 만들어도 효과가 떨어진다. 일본에서는 빈집과 유휴지가 소규모로 난립하는 것을 ‘스펀지화’라고 부른다”며 “빈집과 유휴지를 모아 공공매입하는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