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형준 법원장 “재발 방지 노력”
- 적발 수개월간 공식사과 없어
- 與곽규택은 철저한 관리 촉구
부산지법 공무원이 48억 원의 공탁금을 빼돌린 초유의 사태(국제신문 지난해 12월 25일 자 2면 등 보도)와 관련, 부산지법원장이 사건이 적발된 지 10개월 만에서야 공식석상에서 사과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으면서 나온 ‘수동적 사과’에 불과했다.
 |
| 박형준 부산지법원장이 17일 대구법원종합청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김흥준 부산고등법원장.
국회방송 캡쳐
|
박형준 부산지법원장은 17일 대구법원종합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부산고법·대구고법 산하 법원 국정감사에서 공탁금 횡령 사고와 관련한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의 질의에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장 의원은 “제가 1년씩 1억, 50억 원을 모으려면 13번 (국회의원에 당선)돼야 한다. 박 법원장은 50년 근속 하실 수 있나. 국민 입장에서 말도 안 되는 횡령 사건이 발생했는데 징계가 허술하다. 제 식구 감싸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0년에도 경매계 직원이 14억 원을 횡령했는데 여기도 당사자 외 관련자는 사실상 아무도 징계를 안 받았다.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라고 추궁했다.
박 법원장은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연속적으로 생겨 소속 기관장으로서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먼저 드리겠다”고 답변한 뒤 “경매 공무원 횡령 사건은 횡령금이 모두 환수된 점이 징계에 참작된 것으로 추측되고, 공탁금 횡령 사건은 고등징계위에서 보다 높은 징계 처분이 이뤄졌으나 당사자 소청 제기로 감경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원 행정처에 제도 개선을 건의해 이뤄진 바 있고 매월 공탁금 감사를 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부산지법 공탁계에서 일하던 7급 공무원 A 씨가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53차례에 걸쳐 공탁금 48억 원을 횡령한 사실을 부산지법이 자체 조사를 통해 적발한 것이다. A 씨는 1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A 씨는 피공탁자가 불명인 공탁금 명의를 가족 명의로 바꿔 가족 계좌로 송금하는 등의 수법으로 돈을 빼돌린 뒤 파생상품 등에 투자해 대다수를 잃었다. A 씨는 파면된 상태이며 2019~2020년 울산지법 근무 시절 경매 배당금 7억8000만 원을 빼돌린 혐의로도 검찰 수사를 받는다. A 씨가 공탁금 지급 시스템의 허점을 노렸다는 점에서 법원의 감독이 부실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큰 상황이다. 국민의힘 곽규택(부산 서·동구) 의원은 “사건 발생 후 법원이 피공탁자 상대 통지 확대, 공탁관과 공탁 보조 직원 권한 분리 등 보완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안다”며 “향후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달라”고 김 흥준 부산고등법원장에게 주문했다. 이에 김 법원장은 “장기 공탁돼 소멸 시효 위주로 (범행이) 이뤄졌다. 안내 대상 폭을 넓히고 행정 절차 규제를 강화해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는 방안으로 조치가 마련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특히 국민이 법원을 믿고 맡긴 공탁금이 무려 48억 원을 법원 공무원이 빼돌린 사건이 벌어졌지만 부산지법은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책임 통감”이라는 짤막한 입장만 내 지역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에 지역 법조계에서는 “일반 공공기관이나 사기업에서 이 같은 범죄가 발생했다면 조직 자체가 와해됐을 것이다. 관련자 엄벌은 물론 대국민사과를 해도 모자랄 사안인데, 법원의 대응은 국민 눈높이와 한참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 여론이 비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