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우루과이에서 총격 사건을 일으켜 부산지역 선사 소속 선원을 숨지게 한 80대가 24년 만에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피의자는 사건 이후 18차례 국내를 찾았는데도 별다른 수사를 받지 않다가 지난 9월 체포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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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법원종합청사. 국제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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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김용균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하모(80) 씨 사건을 심리 중이다. 하 씨는 2000년 11월 27일 우루과이에서 부산지역 선사 소속 선원 A 씨에게 총격을 가해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하 씨는 우루과이에서 한인 식당을 운영했다. 사건 당시 A 씨를 비롯한 동료 선원들은 하 씨의 식당을 찾아 식사와 함께 술을 마셨다. A 씨는 이전부터 식당일을 돕는 등 하 씨와 친분을 가진 사이로 전해졌다. 그런데 머지않아 B 씨 등 선사 관계자들이 하 씨를 찾아와 항의했다. 곧 출항해야 하는데 왜 술을 마시게 했냐는 취지였다. 이 때문에 양측의 말싸움이 벌어졌고, 급기야 선사 소속 직원들이 하 씨를 집단으로 폭행하기에 이르렀다.
하 씨는 보복을 결심했다. 자신의 차량 운전석에 보관 중이던 권총을 꺼내 B 씨를 겨눴다. 이를 발견한 A 씨가 급히 하 씨를 제지하던 중 총탄이 A 씨 목 부위로 발사됐다. 심각한 부상을 당한 A 씨는 결국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A 씨의 소식을 확인한 선사는 부산 해양경찰서에 하 씨를 신고했다. 이에 해경은 수사에 착수했으나, 하 씨가 우루과이와 미국 등을 오가며 해외에 머무는 중이라 사건을 기소중지 처리했다.
사건 이후 하 씨는 18차례 한국을 찾았다. 추석 같은 명절 때는 국내로 돌아왔다. 그렇다고 지금껏 피의자 소환 등 달리 수사를 받지는 않았다. 그러다 지난 9월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던 중 부산해경에 체포돼 곧 구속 송치됐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지난달 11일 그를 기소했다. 검찰은 하 씨가 살인의 고의를 가지고 행동했다는 목격자 진술이 확보된 점을 토대로 24년 만에 그의 사건을 재판에 부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 씨 측은 살인 목적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집단 폭행을 당해 생명을 위협을 느낀 상황이라 상대 일행을 겁줄 목적으로 총을 꺼낸 것이며, 이 과정에서 실수로 총탄이 격발 돼 A 씨가 숨졌으므로 살인의 고의가 인정될 수 없다는 거다.
또 하 씨 측은 이미 우루과이 현지 법원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바 있다고 주장한다. 현지 법원은 살인이 아닌 과실치사로 봤다는 뜻이다. 나아가 외국에서 형을 집행받은 자는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는 형법 조항이 적용돼야 한다고 하 씨 측은 요구한다. 다만 오래전에 벌어진 사건이라 하 씨의 형 집행 사실을 증명할 우루과이 법원 판결문 등은 아직까지 제출되지 못했다. 재판부는 검찰과 하 씨 측에 판결문 확보를 당부한 상태다.
하 씨의 다음 공판기일은 오는 18일로 예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