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정성과 내세워 주도권 잡기

민선 8기 박형준 부산시장의 임기가 반환점을 돈 가운데 박 시장이 시정(市政)을 적극적으로 알리며 부쩍 존재감을 드러낸다. 지역 정가에서는 3선 연임 도전을 앞둔 박 시장이 시의 각종 현안과 사업 추진 과정의 ‘성과’를 직접 발표하면서 현직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시정 브리핑을 하는 모습. 부산시 제공

19일 부산시에 따르면 이달 들어 박 시장이 부산시 현안 브리핑의 발표자로 나선 것만 세 차례나 된다. 박 시장은 지난 11일 2025년도 본예산 브리핑을 시작으로 12일 ‘2032 부산 주거종합계획’ 발표, 이날 ‘빅 디자인 프로젝트’ 발표 등을 했다. 매주 한 번 꼴로 직접 브리핑을 한 셈이다.

부산 주거종합계획 발표의 경우 애초 하성태 주택건축국장이 하기로 했으나 행사 당일 박 시장 주재 브리핑으로 변경됐다. 박 시장은 20일 오후 사직야구장 재건축 및 종합운동장 복합개발 비전 발표자로도 나선다. 애초 사직야구장 관련 브리핑은 지난 7일 예정돼 있었는데, 박 시장 일정을 이유로 연기됐다.

시 안팎에선 담당 국·실장이 시정 브리핑을 진행하는 것이 관례였으나,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눈에 띄는 성과’를 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박 시장이 직접 브리핑을 챙기는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배경에는 일찌감치 여야 모두 거물급 후보들이 몸을 풀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박 시장이 재선에 성공한 2022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경선 없이 본선으로 직행했지만, 차기 선거 때는 분위기가 다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3선을 지낸 국민의힘 장제원 전 의원이 부산시장 도전 가능성을 열어둔 데다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도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야권에서는 재선 출신의 민주당 최인호 전 의원이 시정평가 대안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박형준 시정에 대한 견제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2030엑스포 유치 무산 등으로 박 시장의 정치적 위상이 타격을 입은 이후 시정 성과를 통해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차기 부산시장 후보들 간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