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언론에 거론되는 정치인들이 명태균 씨를 자꾸 모른다고 하는데 도움받은 사실을 인정해 달라.”

25일 창원지검 출석 앞두고 입장을 밝히는 강혜경 씨. 김용구 기자

연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관련 의혹(국제신문 지난 22일 자 온라인 등 보도)을 제기 중인 강혜경 씨는 25일 명태균 씨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미래한국연구소를 통해 오세훈 당시 후보와 관련 여론조사 결과가 그에게 전달됐다는 의혹에 대해 “결과가 정확히 갔다”고 언급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오전 11시14시 열 번째 검찰 소환 조사에 출석하기 위해 창원지검 앞에 도착한 강 씨는 “이게 한, 두 번이면 우리가 보는 참고용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열세 번의 자체 조사가 있었고, 공표 조사까지 포함하면 더 많다”고 주장했다.

‘무엇인가를 바라고 여러 차례 여론조사를 진행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처음부터는 해달라는 얘기가 없었겠지만, 하다 보니까 본인들한테도 도움이 많이 됐을 것”이라며 “선거 전략에도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그는 “오세훈 시장 측이 다 알고 있을 것 같은데 자꾸 모르겠다고 꼬리 자르기 하니깐 조금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금전 대여를 거부하자 이를 폭로했다는 오 시장 측근 A 씨의 주장에 대해선 “당황스럽고, 맞지 않는 말”이라고 언급하면서 “친분도 있고 여론조사와 관련 사업을 하자고 제안도 받았던 상황이라 A 씨를 믿고 급하게 부탁한 것”이라고 맞섰다.

A 씨는 현재 오 시장의 여론조사 비용 3300만 원을 대납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 돈은 강 씨 계좌를 통해 거래됐다.

취재진이 ‘명 씨가 대통령실에 아들을 채용시켜 주는 대가로 경북의 한 재력가로부터 1억 원을 받았다는 의혹 관련, 추가 청탁이 있었냐’고 묻자, 그는 “1명이 전부”라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청와대 취업까지 부탁받았다고 명 씨에게 들었다”며 “대선 당시 명 씨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을 위해 일을 했기에 이런 청탁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명 씨 측 변호인 남상권 변호사는 이날 오전 9시56분 검찰 조사 입회를 앞두고 취재진을 항해 ”구속적부심 청구서는 오는 26일까지 작성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며 ”증거를 보완 뒤 검찰에 제출할 때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서초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개입과 오 시장 관련 의혹에 대해선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거나 언급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창원지검 전담 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이날 2022년 6·1지선 당시 대구시의원 예비후보 B 씨 등을 잇따라 소환 조사했다. 그는 이날 오전 9시30분께 별다른 입장 발표 없이 창원지검에 출석했다.

검찰은 다음 달 3일까지 명 씨를 구속 상태로 조사한 뒤 기소할 방침이다.

명 씨와 김영선 전 의원이 연루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뿐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창원산단 선정 개입’ 등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남은 기간 어디까지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