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후 공천개입·창원산단 등 수사 계획
- 공천 지원 대가 불법자금 오고 간 정황
- 명 씨 폰 확보 못해 의혹 입증 미지수
검찰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54·왼쪽 사진) 씨를 구속기소 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우선 재판에 넘긴 뒤 ‘공천 개입’ 등 핵심 의혹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고발·수사 의뢰를 접수한 지 1년 만에 첫 단추를 꿴 셈이지만, 이른바 ‘황금폰’을 확보하지 못한 데다 수사 적기를 놓쳤다는 비판이 이는 터라 나머지 의혹을 입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3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명 씨와 김영선(64·오른쪽 사진) 전 의원 등 5명을 기소했다. 명 씨는 공천 지원 대가로 2022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창원의창구에 당선됐던 김 전 의원에게서 8070만 원을,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각각 경북 고령군수와 대구지역 광역의원 예비후보로 나섰던 A, B 씨에게서 총 2억4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명 씨에게는 증거은닉교사 혐의도 적용됐다. 명 씨가 지난 9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 등이 녹음된 자신의 휴대전화 3대와 USB 1개를 처남에게 숨기라고 지시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김 전 의원과 A, B 씨 등 3명은 명 씨에게 불법 정치자금 등을 건넨 혐의로, 미래한국연구소 소장 C 씨는 A, B 씨가 명 씨에게 불법 자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명 씨 등과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의 죄명은 모두 정치자금법 위반이다. 명 씨와 김 전 의원은 지난달 15일 구속돼 수사를 받았다.
앞서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3일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 씨를 검찰에 고발하고, 같은 혐의로 김 전 의원과 명 씨 등 사건 관련자 5명을 수사 의뢰했다.
검찰은 기소 이후에도 ▷창원국가산단 선정 개입과 지인 땅 투기 ▷비공표 여론조사 조작 ▷윤 대통령 부부와 연결된 공천 개입 등 일명 ‘명태균 게이트’ 관련 수사를 이어간다.
검찰은 지난달 27, 28일 김 전 의원을 중심으로 한 공천 개입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국민의힘 중앙당사룰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낸다. 또 여론조사 조작 의혹을 밝히고자 폭로자인 강 씨를 열 번 넘게 불러 조사하며 사실 관계를 파악했다. 창원제2국가산단 개입 의혹에 대해선 지난달 29일 창원시청과 경남도청 등을 상대로 강제 수사를 단행했다.
그러나 검찰이 사건 실체를 어디까지 규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검찰이 명 씨가 2022년 3월 대선을 포함,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사용한 이른바 ‘황금폰’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명 씨는 올해 초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언론에 처음 보도된 시점과 검찰 첫 압수수색 직전 등 최소 두 차례 휴대전화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뒷북 압수수색’도 잇따랐다. 검찰은 사건 접수 9개월 만인 지난 9월 30일에서야 명 씨와 김 전 의원, 강 씨 자택과 사실상 텅 빈 미래한국연구소 사무실을 살펴봤다. 창원지검은 이 사건을 애초 사무국 산하 수사과에 배정했다가 지난 9월 뒤늦게 형사4부로 넘기면서 ‘늑장 수사’ 논란이 일었다.
강 씨 측은 이날 기소 관련 입장문을 내고 “이 사건 본질은 선거·경선 조작”이라며 “의혹이 제기된 정치인에 대한 수사와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명 씨는 변호인을 통해 “검찰은 미래한국연구소 실소유주가 명태균이라는 증거를 단 1%도 제시하지 못했다”며 “이번 기소 행태를 보고 특검만이 진실을 밝혀줄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