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년을 이어온 지역 대표 정론지인 국제신문이 최대 경영 위기를 맞았다. 직원들의 급여가 밀리며 퇴직금 상여금도 받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고,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눈과 귀 역할을 해야 할 기자들이 경영 정상화를 촉구하며 생존투쟁을 위해 거리로 나왔다고 하니, 안타까운 현실에 마음이 무겁다.
신문의 위기는 저널리즘의 미래와 직결되는 동시에 지역 민주주의와 공동체의 건강성과도 관련이 있다. 국제신문은 그동안 지역언론으로서 지역사회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해양도시의 특성을 반영한 전문화된 보도뿐만 아니라 지역정치와 정책의 고찰, 시민사회 여론 대변, 이슈 선도 및 지역발전 의제 설정 등 감시자로 때론 협력자로 지방정부와 견제 및 균형을 이루면서 동반성장하였다.
지역 언론의 위기는 비단 우리만이 겪는 문제는 아니다. 포털의 영향력이 커지고 SNS 뉴스, 유튜브, 1인 미디어 성장 등으로 뉴스 소비방식이 바뀌었으며, 구독자가 급감하면서 특히 젊은 층의 이탈이 가파르다. 이를 반영하듯 지역뉴스 사막현상은 전 세계적 문제가 된 지 오래다.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지역신문과 뉴스매체의 폐간이 속출하였고 지역소식을 전하는 언론사가 전혀 없는 지역도 많다. 농촌지역이나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일수록 뉴스 공백이 더욱 심각하다고 한다.
부산은 1940년대 창간한 두 신문사인 국제신문 부산일보가 양강 체제를 이루며, 균형감을 갖춘 지역신문으로 각각 위상을 공고히 해왔다. 대도시 부산에서 국제신문마저 없어지면 지역신문은 한 개 신문만이 남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다양한 시각과 대안적 목소리가 줄어들고, 감시와 견제의 기능이 더욱 약화될지 모른다. 더 나쁘게는 지역언론의 사막화를 부추길 수도 있을 것이다.
바야흐로 지방소멸 시대이다. 빈집 팬데믹은 갈수록 심각해져 가며, 대도시도 순식간에 유령도시로 만들어버린다. 소멸 위기에 처한 지금, 지역신문은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필수요소로 더욱 소중한 공공재다. 지속가능한 도시 부산을 위하여 국제신문은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 원만한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국제신문이 언론 본연의 역할에만 충실하게 될 그 날까지 함께 힘을 보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