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으로 불행하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조기 퇴진이 불가피하다는 데 공감합니다.”

10일 경남도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박완수 경남도지사. 경남도 제공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10일 ‘12·3 계엄 사태’로 촉발한 탄핵 정국을 두고 “누구라도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일을 하면 책임질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도청 대회의실에서 3개월 만에 기자 간담회를 가진 박 지사는 “다만 그 방법으로 여당은 질서 있는 퇴진을, 야당은 탄핵을 추진 중인데 국회나 정치권에서 이를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가비상 상황에서 여아가 갈등을 빚는 것보다 여당이 조속히 그 일정을 밝히고, 야당이 공격을 멈추고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선다면 탄핵 절차에 따른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의견을 냈다.

박 지사는 ‘12·3 계엄 사태’ 당시 제기된 ‘침묵 논란’에 대해선 “계엄 선포 후 도정을 챙기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고, 그 행위가 정당한지 알아볼 여유가 없었다”며 “오랫동안 공직에 몸담아온 행정 전문가로서 정치 감각이 부족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 3일 비상계엄령 선포 직후 오세훈 서울시장 등 전국 일부 광역단체장이 자신의 SNS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과 달리 그는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아 비판의 대상이 됐었다.

박 지사는 ‘명태균 게이트’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간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도 차원에서 반박 자료를 내고 대응해 왔다.

우선 취재진이 명 씨가 2022년 지선에서 도지사 공천에 개입했는지 묻자 그는 “공천은 7만 책임당원 투표와 330만 도민의 여론 조사로 결정된다”며 “특정 개인이 흔들만한 여지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선거 당시 이미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터라 여론을 조작하거나 의뢰할 필요도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명 씨와의 친분을 두고도 선거 과정에서 한, 두 차례 만난 적은 있으나 직접 통화한 기억이 없을 정도로 가깝게 지내지 않았다는 취지로 부인했다.

이와 함께 명 씨 처남의 채용 청탁 의혹에 대해 “도 출자출연기관은 인사도 독자적으로 운영돼 도가 관여할 수 있는 구조가 이니다”고 반박했고, 창원국가산단 후보지 선정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기초·광역지자체, 중앙정부가 각 업무를 담당하고, 심의를 통해 정책이 결정되는 데 개인이 좌우할 수 없다”고 맞섰다.

장기 표류 중인 웅동1지구 해결 방안으로는 “법적 분쟁을 통해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관련 주체가 각 입장을 내고 타협점을 찾아가는 게 시간을 아끼는 방법”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현재 창원시는 사업시행자 자격을 되찾기 위한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과의 1심 소송에서 패소,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지역 숙원인 로스쿨 유치에 대해선 “현재 변호사 숫자가 적지 않기 때문에 대한변호사협회 등이 증원에 부정적”이라며 “운영이 잘 안되는 다른 지역 로스쿨을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지사는 끝으로 “도지사 출마 때 중앙정치권에 가지 않겠다고 도민에게 약속했다”면서 “도정을 못챙기면 비판해달라. 기꺼이 수용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