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기계약직 전환해야 함에도
- 4년마다 신규채용 반복” 주장
- 교육청 “채용권한, 학교장에”

부산지역 영어회화 전문강사들이 무기계약 전환을 촉구하며 오체투지를 펼쳤다. 이들은 부산시교육청의 ‘꼼수’로 오랫동안 고용불안은 물론 경제적인 불이익을 당한다고 주장했다.

16일 부산시교육청 소속으로 각급 학교에서 근무하는 영어회화 전문강사 40여 명이 부산진구 시교육청 안에서 무기계약 전환을 촉구하며 오체투지를 벌이고 있다. 이유진 기자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부산지부 소속 영어회화 전문강사 40여 명은 16일 오체투지로 시교육청 둘레를 한 바퀴 돌았다. 이들은 “시교육청 소속으로 각급 학교에서 근무하는 영어회화 전문강사 150여 명은 2009년부터 15년째 업무를 지속하는 데도, 매년 형식적인 재계약과 함께 4년마다 신규채용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4년을 초과한 시점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교육청이 4년마다 신규채용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꼼수를 부린다는 주장이다.

이어 “관련법상 입사 후 6개월이 지나야 육아휴직을 쓸 수 있다는 이유로 4년 만기의 신규채용이 되면 육아휴직을 쓰다 말고 복직하는 경우도 있다”며 “연차휴가와 퇴직금은 누적되지 않고 4년마다 초기화돼 경제적인 불이익도 크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같은 학교에서 일하는 동료나 저연차 교사로부터 영어면접과 수업 시연을 평가받는 과정에서 모욕감과 자괴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재계약을 빌미로 업무를 떠넘기는 등의 갑질도 그치지 않는다. 이는 영어회화 전문강사가 수업 준비와 지도에 전념하는 것을 방해하는 큰 요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영어회화 전문강사는 2009년 정부가 영어교육 활성화를 위해 만든 직군이다. 2009년 처음으로 영어회화 전문강사가 도입될 당시 부산에는 400여 명의 강사가 각급 학교에서 일했는데, 정책 축소와 고용 불안 등으로 현재 150여 명으로 줄었다. 이들 모두 15년째 ‘기간제’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관련법에 따라 각 학교장이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임용해, 채용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임용기간을 1년 이내로 하되, 필요한 경우 계속 근무한 기간이 4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영어회화 전문강사의 고용 안정을 위해 인력풀 제도를 운영하고, 한 학교에 한 명만 지원하는 경우 수업 실연을 생략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업무 및 심리적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