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홍남표 창원시장(국제신문 19일 자 8면 보도)이 시민에게 고개를 숙이는 한편, 대법에서 법정 공방을 이어갈 계획을 밝혔다. 야권은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공세로 맞불을 놓았다.

19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상고 계획을 밝히는 홍남표 창원시장. 김용구 기자

홍남표 창원시장은 19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신상 문제와 상관없이, 시정을 차분하게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나라 안팎의 어려움에다 국가적 혼란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시민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사과하면서도 “시민 일상에 불편이 없도록 민생을 더욱 세심하게 챙기고, 미래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도 흐트러짐이 없이 챙기겠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선고 결과에 대해선 “고발인이 의도적으로 기획해 선별적으로 제시했던 증거와 그 주변 이익공동체 한, 두 사람의 진술만을 근거로 추정에 기초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법적으로 보장된 절차를 통해 이의 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전날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대법원에 상고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선고는 이르면 내년 3월 중순께 나올 전망이다. 공직선거법 제270조의 강행규정에 따라 2심 선고 날로부터 3개월 내 결과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사실상 훈시 규정 정도로 인식돼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1, 2심 선고 역시 공소가 제기된 날이나 전심 판결이 나온 날로부터 각각 6개월, 3개월 내 선고하도록 돼 있으나 홍 시장 사건은 각각 1년 2개월, 9개월 만에 판결이 이뤄졌었다. 이런 일이 잦자 대법에선 이를 지키도록 권고한다.

이와 함께 홍 시장의 당선무효형이 확정된다면 재선거 일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공직선거법 제35조에선 전년도 9월 1일부터 2월 말일까지 실시 사유가 확정되면 그해 4월 첫 번째 수요일에, 3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는 그해 10월 첫 번째 수요일에 실시하도록 규정한다.

이 사건의 경우 내년 3월 1일 이전에 확정판결이 나오면 4월 2일에 선거가 치러지는 셈이다. 그러나 그 이후면 재선거가 치러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민선 8기의 공식 임기가 2026년 6월 말까지라 내년 10월 기준 차기 시장의 임기가 1년이 채 남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홍 시장에게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경남도당은 “진정으로 시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민생을 챙기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시장직을 사퇴해야 한다”며 “시정을 정상으로 돌리고, 시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를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홍 시장은 2022년 6·1 지선의 국민의힘 당내 창원시장 경선을 앞두고 마산고 동문 A(40대) 씨에게 경제특보 등 창원시 고위직을 제안하며 후보 등록을 하지 않도록 종용한 혐의로 기소돼 전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19일 홍남표 창원시장 사퇴를 촉구하는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