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가 ‘비수도권 유일 100만 명 도시’ 명패를 내려놓게 됐다. 마산·진해 통합시 출범 이후 14년여 만에 내국인 인구가 그 아래를 기록하면서다. 외국인을 더한 특례시 기준에도 턱걸이 중인 시는 그 지위를 유지하고자 관련 법 개정 추진, 부양 정책 강화 등에서 돌파구를 찾는다.

창원시. 국제신문 DB

3일 창원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행안부가 집계한 시 주민등록인구는 전달보다 835명이 감소한 99만9858명을 기록했다.

시 인구는 2010년 7월 창원(50만593명)·마산(40만7549명)·진해(17만3666명) 등 3곳이 통합 출범할 때 인구 108만1808명으로 처음 100만 명을 달성한 뒤 2012년 109만2554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부산·김해 등 다른 도시 유출 현상이 가속하면서 매년 6000명 정도 줄어 2015년 107만 명대, 2020년 103만 명대로 내려앉았다.

이후 2년간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를 앞지르는 현상까지 겹쳐 각각 감소 폭이 역대 최대인 1만여 명을 기록, 지난해 100만9038명으로 곤두박질한 데 이어 1년 만에 9000여 명이 줄어 결국 통합 이후 처음으로 100만 명대가 무너졌다.

다만 이런 추세에도 당분간 ‘특례시’ 지위를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100만 명 이상 대도시에 광역시에 준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특례시는 등록외국인과 국내거소신고 외국 국적 동포 등을 포함해 인구를 산정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창원지역 외국인 2만1336명을 더하면 시의 총인구는 102만1194명으로 늘어난다.

최근 인구 감소 추세라면 이마저도 2027년에 100만 명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방자치법에서는 일시적인 인구 감소에 따른 피해 등을 예방하고자 특례시 지위 상실에 2년간 유예 기간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2029년까지 4년 정도 대처할 시간적 여유가 있는 셈이다.

시는 이 기간 지방자치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한다.

창원시가 전국 5개 특례시 중 유일하게 수도권이 아닌 점을 들어 현행 2년인 유예 기간을 5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이다.

지난해 3월 이를 요청받은 행안부는 현재 당위성을 살피기 위해 연구 용역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는 인구 자연 감소와 유출 문제를 상쇄하기 위한 정책을 강화한다.

지난해에만 2643억 원을 들여 ▷혁신산업 일자리 창출 9개 ▷청년세대 미래보장 22개 ▷사회적 돌봄체계 강화 24개 ▷인구 변화 대응체계 구축 20개 등 4개 분야에서 75개 사업을 추진했고, 올해도 이어갈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신혼부부 주택구입과 전세자금 대출이자를 각각 연간 최대 150만 원을 지원한다.

또 다른 시·군에서 1년 이상 주민등록돼 있던 대학생·대학원생이 창원시로 전입해 주소를 유지하면 월 6만 원씩 최대 3년간 216만 원을 지급한다.

9개월간 월 50만 원, 최대 450만 원의 청년기술창원 수당도 제공한다.

시 관계자는 “‘시정 전반이 인구 정책’이라는 각오로 각 부서 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관리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인구 구조 변화에 적응하고 특례시 지위를 지켜내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