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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시설 갖춰 장애인 평생교육 시설로 발돋움”

유재윤 장애인참배움터 사무국장

  • 조성우 기자 holycow@kookje.co.kr
  •  |   입력 : 2025-01-09 19:31:30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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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교 35년 부산 유일 장애인 야학
- 배움 갈구하는 이 위해 위기속 지속
- 사회 진출 창구로서도 역할도 감당

“장애인 참배움터는 부산 유일의 장애인 야학일 뿐만 아니라, 개교 35년이 넘어 전국 장애인 교육시설 중 1세대로 꼽힙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운영상 큰 어려움도 겪었지만, 올해는 이를 극복하고 장애인 평생교육시설로 발돋움하겠습니다.”

부산 동래구 장애인 참배움터에서 유재윤 사무국장이 장애인 야학의 필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조성우 기자
9일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운영 계획을 묻는 말에 장애인 참배움터 유재윤 사무국장은 이렇게 말했다. 유 국장은 최근 부산진구에서 동래구로 옮긴 장애인 참배움터를 시민단체부설 평생교육시설에서 장애인 평생교육시설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새 보금자리로 옮기면서 장애인 화장실과 입구 위치, 동선 등 장애인 교육시설의 조건을 맞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환에 성공하면 보조금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만성적인 자금난을 겪는 야학의 운영 개선을 위한 초석인 셈이다.

1989년 10월 14일 개교한 장애인 참배움터는 부산 한 성당에서 시작했다. 당시 장애인이 공부할 곳이 없어 학교에 다니지 못한다는 얘기를 들은 대학생 2명과 그들의 장애인 친구들이 성당 한편에서 야학을 시작했다. 저상버스도 없던 시대라 통학에만 왕복 4시간이 걸렸다. 그럼에도 공부할 수 있는 야학을 찾는 장애인과 이들을 도우려는 비장애인이 끊임없이 모여 지금에 이르렀다.

폐쇄 직전까지 가는 어려움도 수차례 겪었다. 팬데믹 여파로 학생 등록과 수업 진행 등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보조금 지원도 끊기게 됐다. 다행히 이 같은 소식이 알려져 후원이 이어졌으나, 좁고 장애인에 비친화적인 건물에서 지낼 수밖에 없었다. 유 국장은 “부산진구에서 운영할 당시 시설이 워낙 열악해 이사를 추진했으나 임대인 또는 인근 임차인이 장애인 시설을 꺼려 새 둥지를 찾기 무척 힘들었다”며 “500차례 가까이 연락을 돌린 뒤에야 비로소 이곳으로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매년 위기를 겪지만 야학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분명하다. 배움을 갈구하는 이들이 찾기 때문이다. 2008년 대학생 때 자원봉사로 야학에서 근무를 시작한 유 국장은 이곳이 뒤늦게라도 학습을 원하는 장애인을 위한 최후의 보루라고 말한다. 그는 “과거 예순이 넘도록 세상으로 나오지 못했던 여성 장애인이 늦게나마 야학을 찾아와 한글을 뗀 적이 있다”며 “한글을 깨친 뒤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말을 했을 때의 충격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생 봐왔던 집 앞 가게가 떡볶이집이라는 사실을 한글을 배우며 알게 됐다는 그분은 검정고시로 고등학교까지 마쳤다”고 덧붙였다. 30여 명인 학생의 평균 연령은 50대로, 많게는 70대까지 배움을 청하러 온다.

단순한 학습 시설이 아닌, 장애인의 사회 진출 창구로서 역할도 크다. 야학은 ▷성인문해반 ▷검정고시반 ▷직업훈련반 등 3개 반이며, 검정고시를 통과하면 직업훈련 수업을 듣는 사례가 많다.

유 국장은 건강식품 생활용품 판매 사업을 학생들과 함께 하기도 한다. 그는 “보통 검정고시만 생각하고 찾아오지만 수업을 듣고 나면 구직 등 자연스레 자신의 다음 사회적 활동을 고민한다”며 “이곳은 가르치기만 하는 곳이 아니라 세상으로부터 단절된 이들을 위한 사회적 공간이자 또 하나의 가족”이라고 강조했다.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힐 때도 많다. 유 국장 본인을 비롯해 이곳에 일하는 이들은 사실상 무급이다. 봉사 정신만으로 임하는 셈이다. 유 국장은 “장애인 학력은 중졸 이하가 50%에 육박하는 등 교육 여건이 매우 심각하다”며 “야학이 꼭 필요한 분이 많지만 시설 유지비 등 운영비가 매년 빠듯하다”고 토로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장애인 평생교육시설로 전환을 추진하는 것이다.

그는 “공부하러 오신 분들이 야학을 다니면서 세상과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바뀐다고 말씀하신다”며 “‘세상을 치열하게 살아갈 권리’가 장애인에게도 있다. 장애인 참배움터가 모든 장애인을 위한 교육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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