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트하랑 상대로만 법적 조처
- 법조계 “다른 의도 있나” 의구심
- 공사 “기한이익상실 유일” 해명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 문화예술타운부지에 들어서는 ‘쇼플렉스’ 사업과 관련, 부산도시공사가 사업자 아트하랑을 상대로 ‘땅을 돌려달라’며 제기한 소송(국제신문 지난 16일 자 8면 보도)이 무성한 뒷말을 낳는다. ‘기한이 지나도록 착공을 못했다’는 게 환매권 행사의 근거였는데, 단지 내 많은 사업장이 비슷한 사정인 데도 아트하랑을 상대로만 법적 조처에 나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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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관광단지 내 문화예술타운 쇼플렉스 부지 전경. 국제신문DB |
22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해당 사업의 대주단인 새마을금고는 환매권 소송 당시 부산지법 동부지원에 오시리아 관광단지 사업 현황을 파악한 자료 등을 제출했다. 자료에 따르면 부산도시공사가 단지 내에서 맺은 용지매매 또는 임대차 계약은 모두 32건으로, 사업장 44곳에서 공사가 준비 중이거나 착공했다. 환매 기한은 대부분 계약일로부터 3년 또는 5년이다.
환매 기한이 지나서야 공사에 들어갔거나 아예 착공을 하지 못한 사업장은 모두 19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쇼플렉스를 포함해 14곳은 첫 삽도 뜨지 못했다. 매매계약 체결 이후 미착공 상태가 10년 이상 지속된 사업장도 11곳에 달한다. 휴양리조트 기업연수원 레포츠센터 건립 사업은 2015년 9월이 환매 기한이었으나 여전히 미착공 상태다.
상황이 이런 데도 도시공사가 환매권이라는 칼날을 빼든 건 아트하랑의 쇼플렉스가 유일하다. 이 사업의 환매 기한은 2023년 2월이었다. 도시공사는 기한 경과 4개월 만인 같은 해 6월 곧장 소유권등기이전 소송을 냈다. 당시 도시공사 측은 법원에 “준공기한 내에 사업시설을 준공하는 것은 이 사업의 본질적인 목적이며, 나아가 이 사업이 오시리아관광단지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기한 내 준공하지 못할 경우 그 자체로 사업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로 봐야 한다”며 환매권 행사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 15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도시공사가 환매권 행사의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본 것이다. 결과적으로 도시공사가 무리하게 환매권 행사를 위해 소송을 낸 셈이 됐다.
지역 법조계 등에서는 도시공사의 이례적 행보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지역의 한 변호사는 “다른 사업장과의 형평성 등을 따져 볼 때 도시공사가 유독 아트하랑에 대해서만 엄하게 대처했다. 다른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일각에서는 공매 당시 경쟁 업체의 요청이 있었거나, 도시공사가 부지를 돌려 받아 서둘러 사업 재개에 나서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도시공사는 적극 해명에 나섰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환매 기한 도래 전 아트하랑의 대출이자 연체로 기한이익상실(만기 전 원금 상환) 사유가 발생했고, 이 문제의 해소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환매권을 행사했다. 다른 사업장 중에는 이런 사유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환매권 행사에 다른 이유나 의도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실제 아트하랑은 새마을금고로부터 브리지론 1000억 원을 대출받은 뒤 수개월간 이자를 미납하고 있었다. 그러나 새마을금고 측은 ‘기한이익상실을 발생시킬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