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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한 풀어주려다 옥중 사망…故 문대현 씨 64년 만에 ‘무죄’

피학살자유족회장 지내 투옥…법원 “北 찬양·동조 증거 없어”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5-01-23 19:36:20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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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당시 국민보도연맹 학살 사건에 휘말려 목숨을 잃은 이들의 원혼을 달래주려 유족회를 꾸렸다는 이유로 구속돼 옥사한 고 문대현 씨가 64년 만에 누명을 벗었다.
2014년 경남 진주서 6·25전쟁때 보도연맹사건으로 학살된 민간인의 유해를 발굴하는 모습. 국제신문DB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7부(신헌기 부장판사)는 특수 범죄 처벌에 관한 특별법 위반 사건 재심 소송에서 문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결심공판에서 검찰 측 역시 문 씨의 무죄를 구형했다. 재심은 문 씨의 아들인 형순(80대) 씨가 고인을 대신해 지난해 2월 청구했다.

문 씨는 1960년 8월 ‘전국피학살자유족회’ 결성을 주도했다. 6·25전쟁 당시 보도연맹 사건 등으로 군경에 목숨을 잃은 이들의 가족으로 구성된 단체다. 학살의 진상규명과 가족의 생사여부를 확인하고 위령제를 지내자는 취지로 결성됐다. 문 씨의 장남도 사건에 연루됐다가 형무소에서 희생됐다.

유족회는 4·19혁명 직후 영남지역에서 처음 불씨를 틔웠다. 당시 문 씨는 ‘동래유족회’ 회장을 지냈고, 이후 발족한 전국유족회의 회장도 지냈다.

그런데 이듬해 5·16군사정변으로 정권을 쥔 박정희 정부는 유족회가 반국가단체(북한)의 이익이 되는 활동을 벌인다며 임원들을 혁명재판소에 넘겼다. 북한이 유족회를 이용해 사회혼란을 유발한다는 거짓말이 동원됐다. 문 씨는 결국 1961년 12월 징역 10년형에 처하게 됐다. 영남지역에서 공무원으로 생활하거나 고무공장을 운영하는 등 건실한 사회구성원으로 생활하며 그저 아들의 한을 풀어주고 싶었을 뿐이었던 문 씨는 투옥 중 유명을 달리했다.

재판부는 “유족회 활동이 북한의 찬양·고무·동조 행위와 연관돼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제출돼있지 않고, 이미 국회에서 양민학살사건진상조사특별위원회가 진행된 점, 5·16 군사쿠데타 이전에는 유족회 활동이 적법한 것으로 여겨진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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