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체 윗부분 태우고 꺼져
- “배터리 발화 유력” 추정
- 국내외 유사사고 잇따라
설 연휴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원인이 휴대용 보조 배터리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앞서 여러 차례 배터리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한 적이 있어 기내 반입 물품에 관한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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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조사위원회와 부산경찰청, 부산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30일 김해국제공항에서 지난 28일 밤 화재 사고가 난 에어부산 항공기의 합동감식을 앞두고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
30일 부산소방재난본부와 에어부산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밤 10시26분 김해공항에서 승객 169명(외국인 22명)과 승무원 7명(정비사 1명)을 태운 홍콩행 에어부산 BX391편 기내 꼬리 쪽에서 불이 났다. 불은 동체 윗부분을 모두 태우고 화재 발생 1시간 16분 만에 꺼졌다. 다행히 화재가 이륙 전 발생했고, 승객과 승무원 모두 비상용 슬라이드를 이용해 대피하면서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번 사고기는 에어버스 A321-200 기종이다. 기령은 17년 3개월이며, 별다른 사고 이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관계 당국이 이번 화재 원인을 파악 중인 가운데 기내 선반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목격자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휴대용 보조 배터리가 화재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고기에 탑승한 한 승객은 “기내 수하물을 두는 선반 쪽에서 ‘타닥타닥’ 소리가 난 후 조금 있다가 연기가 났고, 선반에서 불똥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항공기에서 보조 배터리 발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김해공항 활주로에서 이륙을 위해 이동 중이던 에어부산 BX142편 여객기 내부에서 연기가 났는데, 당시 승객이 들고 있던 휴대전화 보조 배터리에서 화재가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에는 김포공항에서 제주행 아시아나항공 OZ8913편 기내 수하물 보관함에 있던 보조 배터리에서 연기가 나는 화재가 발생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여럿 있었다. 지난해 1월 대만의 한 공항에서 이륙 준비 중이던 싱가포르행 스쿠트항공 여객기에서 승객의 휴대전화 보조 배터리가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지난해 2월에는 필리핀 보라카이에서 중국 상하이로 향하던 로얄에어 항공편에 탑승한 승객의 보조 배터리에서 불이 나 홍콩으로 긴급 회항하기도 했다.
이처럼 배터리로 인한 화재 사고가 이어지자 기내 반입 물품에 대한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리튬메탈배터리와 리튬이온배터리는 위험물로 분류돼 기내 휴대나 위탁수하물 반입이 금지된다. 그러나 리튬메탈배터리는 리튬 함량이 2g 이하, 리튬이온배터리는 100Wh 이하인 경우에 기내에 휴대할 수 있다.
신라대 김광일(항공운항과) 교수는 “많은 승객이 휴대용 보조 배터리를 여행용 캐리어나 가방에 넣은 뒤 기내 수하물 보관함에 보관하는데, 이는 잘못된 행동이다. 폭발 위험성이 있는 수하물은 본인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어야 한다. 기내 반입 수하물 규정도 이번 사고를 계기로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