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넘게 행정력·예산낭비 지적
부산시가 해운대구 초고층 빌딩 밀집지를 대상으로 ‘빌딩풍’ 예방을 위한 용역을 하고도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는 지적(국제신문 지난달 14일 자 6면 보도)이 나오는 가운데 부산 동구도 비슷한 용역을 진행했다가 ‘맹탕’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구의 용역은 실효성 자체가 거의 없어 행정력과 비용을 낭비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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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동구청 전경. 국제신문 DB |
동구는 최근 ‘초고층 건축물 빌딩풍 영향 진단 용역’의 결과가 나왔다고 2일 밝혔다. 이 용역은 동구 관내 고층 빌딩의 빌딩풍 영향을 조사하고, 이를 분석해 피해 예방책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됐다. 대상 건축물은 ▷협성마리나G7 ▷협성휴포레 ▷두산위브포세이돈Ⅱ ▷두산위브범일뉴타운 ▷e편한세상 부산항 ▷두산제니스하버시티 등 6곳이다.
동구는 용역 결과가 나왔지만, 이를 활용한 후속 대응이나 추가 용역을 하지 않기로 했다.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용역은 ▷빌딩풍 현황조사 ▷빌딩풍 피해 저감 관리방안 등 크게 두 가지 틀로 나뉜다. 현황조사 부분을 보면 현재의 빌딩풍 강도를 측정하는 것이 핵심이지만, 실제 풍속풍향계를 설치한 곳은 두산제니스하버시티뿐이었다. 이마저도 지난해 10월 18일과 20일 두 차례만 측정했다. 조사 결과 최대 순간풍속이 가장 강할 때가 초속 18.3m였는데, 이는 육상 강풍 주의보 발령 기준인 순간풍속 초속 20m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이에 측정 시기나 방식에 의문이 제기된다. 피해 저감 방안도 마찬가지다. 방풍펜스와 방풍벽 설치, 풍향풍속계 설치 등이 제안됐지만 이런 방안은 시가 진행했던 ‘빌딩풍 위험도 분석 및 예방대응기술 개발’ 용역에서 도출된 것과 다르지 않았다. 동구는 2023년 9월 구비 2000만 원을 들여 용역을 발주했는데, 애초 그해 12월 결과를 도출할 예정이었으나 태풍이 없었다는 이유로 결과 발표가 1년가량 밀렸다.
상황이 이렇자 동구가 실효성이 없는 용역을 진행해 행정력과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동구가 해운대구처럼 초고층 빌딩이 밀집한 곳이 아님에도 무리하게 빌딩풍 관련 용역을 진행했다가 빈손에 그쳤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모든 대상 건물을 조사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피해사례가 많은 곳을 조사했다. 용역에서 제시된 빌딩풍 저감 방안을 시행하려면 추가 용역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예산 등을 고려해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