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가 글로컬대학으로 지정되면서 지원받게 된 사업비 일부를 의대 교육시설 리모델링 등에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교육부는 올해 지원금 중 4분의 1이 넘는 58억 원을 삭감키로 해 사업 차질이 우려된다.

울산대학교 전경. 국제신문DB

교육부는 글로컬대학위원회가 울산대 사업비 삭감 안건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삭감 이유에 대해 교육부는 “글로컬대학 사업 목적과는 맞지 않은 건물 증·개축 계획을 포함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밝힌 목적과 맞지 않은 건물은 울산 동구 전하동 대학병원 인근에 위치한 지상 5층, 지하 2층 규모의 ‘(옛)한마음 회관’이다. 당초 울산대는 글로컬 계획서에 이 건물에 바이오메디컬 분야 연구를 위한 시설로 조성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약속과 달리 울산대는 이 건물 1~2층에 의대 교육 시설을 마련하면서 공사 비용을 글로컬 사업비로 충당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울산대의 의대 학습관 증축이 늦어지고 있을뿐더러, 이 계획이 글로컬 사업에 포함돼있다”고 지적하면서 드러났다.

울산 동구 전하동 한마음회관 전경.

이후 교육부는 사실 관계를 조사해 한마음회관 내 의대 학습장으로 활용될 1~2층의 리모델링 예산 39억9000억 원과 간접비용 18억8000만 원 등 총 58억7000억 원을 올해 글로컬 지원금에서 삭감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지난 14일 울산대에 통보했다. 글로컬 프로젝트의 성과관리를 위해 사업 목적과 관계없는 지원금 등에 대해서는 엄정한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게 교육부 입장이다.

이에 따라 울산대 측의 이의제기가 없으면 삭감이 최종 확정된다. 이번 삭감 조치는 시기나 규모 면에서 이례적이다. 교육부는 글로컬대학 사업과 관련해 정기적인 연간 이행점검을 통해 사업비 환류 등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그동안 예산이 삭감된 대학은 2곳 뿐이며 그나마 삭감 규모도 수억 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올해 관련 지원예산 중 4분의 1이 넘는 금액이 줄어들게 되면 사업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울산대 관계자는 “한마음회관 관련 예산 계획은 지난해 9월 교육부 글로컬대학위원회 심의를 거쳐 승인 받고 수용된 사항이어서 사업의 취지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 예산 집행이라고 봤다”며 “소명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아쉽지만 겸허히 수용 하겠다”고 해명했다. 이어 “삭감된 금액은 대학 교비 및 아산병원 지원금 등을 활용해 의대 교육과 클로컬대학 사업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