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방사선의과학단지에 건립 중인 수출용 신형연구로(국제신문 지난해 7월 8일 자 3면 등 보도)가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의 승인 없이 설계변경 후 시공한 사실이 드러나 공사가 중지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문제의 구역을 제외하고 공사가 재개됐으나, 특히 안전이 중요한 원자력 관련 시설의 절차적 문제가 발생하자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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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기장군에 들어설 수출용 신형연구로 조감도.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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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 7일 열린 ‘고리안전협의체 회의’에서 기장군 수출용 신형연구로 공사 재개가 결정됐다고 9일 밝혔다. 회의에는 원안위와 연구원, 기장군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24일 공사가 멈춘 신형연구로의 미승인 설계변경을 의논하기 위해 마련됐다. 원안위 승인 없이 설계변경 후 시공까지 된 사실이 최근 드러났기 때문이다.
문제의 부분은 신형연구로 지하의 ‘안전잔열제어 계통실’이다. 시공사인 대우건설로부터 이곳의 구조 변경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받은 연구원은 2022년 1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 설계변경 심의를 요청했다. 기술원과 연구원은 협의를 거치며 검토한 끝에 원안위 안건 상정을 준비 중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연구원이 공사 현장을 방문한 결과, 지난해 11월 시공이 시작돼 이미 공사가 이뤄졌다. 원안위 승인 전까지 설계변경 시공이 이뤄져선 안 되는데, 연구원이 시공사에 공사 중지를 전달하지 않는 등 소통 오류가 발생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원은 기술원에 승인 전 시공을 자진 신고했고, 기술원도 곧장 원안위에 이 사실을 알렸다. 이에 지난달 공사가 멈췄던 것이다. 고리안전협의체 회의에서도 지역 주민인 위원장을 포함한 참석자들이 이 같은 실수를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안전상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여 이 회의에서 공사 재개가 결정됐지만, 계통실 구역의 공사 중지는 그대로 유지됐다. 사실상 공사가 끝난 계통실의 원상복구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회의에서 제기된 것으로 파악됐다.
원자력을 다루는 등 안전 민감도가 어떤 곳보다 높은 시설인 만큼, 사소한 시공이라도 규정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주민들도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불안을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장군의회 황운철 의원은 “이번 일은 ‘안전하게 관리될 것’이라는 지역 주민들의 믿음을 한순간에 날린 행위”라며 “원안위는 유사 사례가 더 있는지 조사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술원은 비슷한 사례가 더 있는지 전수 조사를 진행 중이다. 원안위 역시 행정 처분 여부를 검토하고 안전성 문제 파악에 나섰다. 원안위 관계자는 “현재로선 안전성 문제는 없으나 문제 구역은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오는 4월 정기 협의체 회의에서 처분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소통 과정에서 미흡한 점으로 문제가 있어 자진신고를 했다”며 “원안위 처분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안전에 문제가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2022년 착공한 신형연구로 공사는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산업단지 내 방사성 동위원소를 생산하는 동남권 산단 핵심 기 반시설이다. 방사성 동위원소는 난치성 암 치료 등에 활용된다. 2027년 완공 예정이며, 총사업비 7469억 원이 투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