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합한 보상, 유가족 지원 포함
- 시공사 사고 일주일만에 사과문

준공 절차를 마친 복합리조트 공사장에서 6명이 숨진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화재 참사(국제신문 17일 자 1면 등 보도) 희생자 유족들이 시공사와 관계기관에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시공사인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씨는 사고 일주일만에 사과문을 내고 사죄의 뜻을 밝혔다.

지난 22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화재 현장에서 희생자 유족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반얀트리 화재 참사 유족과 중대재해 없는 세상만들기 부산운동본부는 지난 22일 오전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신축 공사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이들은 “23명이 숨진 경기 화성 아리셀 화재 참사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대표가 어제 보석으로 풀려났다”며 “책임자를 제대로 처벌할 수 없는 현실이 참사를 반복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유족은 “승강기 앞에서 6명이 사망한 채 발견됐다는 보도를 보고 경찰에 사실 관계를 물었더니 그제서야 구체적인 사망 위치를 알려줬다”며 “현장 훼손 등의 이유로 유족이 현장에 들어가는 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유족 측은 지난 20일 열린 합동설명회에서도 관계 기관이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합동설명회는 시작 전부터 호들갑을 떨었지만 정작 내용 없이 ‘수사 중’ ‘노력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특히 시는 참사 당일 합동분향소를 설치한다고 보도자료까지 내고도 사상자 집계가 잘못돼 설치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현장을 둘러본 이들은 “도무지 준공이 난 건물로 보이지 않는다. (공사 현장을)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공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어떻게 준공이 났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반얀트리 공사장은 지난해 12월 19일 준공 승인을 받은 이후에도 두 달 가까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고, 준공 허가는 났지만 외벽에는 가설 시설물인 비계가 철거되지 않은 곳도 있는 등 부실한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이에 대한 수사를 집중한다.

유족들은 시공사와 시행사, 관계기관 등을 향한 요구안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철저한 진상규명 ▷중대재해 책임자 처벌 ▷시와 삼정기업·삼정이앤씨의 재발방지책 마련 ▷삼정기업·삼정이앤씨·루펜티스·반얀트리의 기자회견을 통한 공식 사과 ▷제대로 된 배상과 보상 및 유가족 지원책 마련 등이다.

한편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씨는 지난 21일 사과문 형식의 보도자료를 내고 “책임을 통감하고 공식적인 사과가 늦어 죄송하다”며 “철저한 원인 규명 이후 책임 있는 모습으로 사태 수습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