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영화숙·재생원 인권유린, 60년 만에 규명됐다(종합)

국제신문 기획 보도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5-02-26 19:36:03
  •  |   본지 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부산최대 부랑인 수용시설
- 진실화해위 직권조사 결과
- “181명 인권침해 사실 확인”

1960~70년대 부산지역 최대 부랑인 수용시설이던 ‘영화숙·재생원’에서 일어난 인권유린 참상(국제신문 2022년 11월 1일 자 1면 등 보도)의 진실이 60여 년 만에 규명됐다. 긴 세월 침묵하며 악몽 같은 기억을 감내해 온 피해생존자들은 대한민국 정부와 부산시를 향해 “이번을 계기로 우리의 아픔을 헤아려 다시는 아픔을 다시 겪지 않도록 도와달라”며 한 맺힌 눈물을 쏟았다.
박선영 진실화해위 위원장이 2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영화숙·재생원 인권침해 직권조사 결과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회)는 26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부산 영화숙·재생원 인권침해 사건의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2023년 8월 직권조사에 들어간 뒤 1년 6개월 만인 이날 피해자 181명의 인권침해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위원회가 집단수용시설 인권침해 사건을 두고 벌인 첫 직권조사로, 신청인 10명에 더해 171명의 피해자를 자체 확인해 조사를 진행했다. 이 사건이 갖는 역사적 중요성과 부산시의 직권조사 요청 등을 종합해 내린 결정이다.

박선영 위원장은 “부랑인 집단 수용시설이라고 통칭되는 이 문제는 현대사에서 대한민국에서는 오랫동안 외면당해 왔던 게 사실이다. 그만큼 여러분들 가슴 속에 아픈 상처가 공이처럼 박혀 있을 것이다”며 “평생 침묵을 강요받으며 힘들게 살아오셨을 피해자로 이제 그분들의 목소리에 우리가 귀를 기울여야 할 때”라고 밝혔다.

조사 결과 피해생존자는 당시 경찰과 영화숙·재생원 자체 단속반에 의해 강제 수용됐다. 끌려온 아동들은 좁고 추운 수용실에 갇힌 채 생활했으며, 가혹행위와 성폭력은 물론 교육받을 권리 등 인권을 침해당했다. 수용 과정에서 부모 등 연고자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

아동들은 가혹한 노역에도 강제로 동원됐다. 이들은 사하구 신평동 낙동강하구 개간지 매립 작업에 투입됐다. 시설 내 대운동장을 조성하거나 원장이 운영하는 축사 관리와 농작물을 재배하는 일에 임금을 받지 못하고 착취당했다. 대규모 공사가 있던 시기에는 10세 전후 아동까지 동원됐다. 가혹한 일상이 이어졌지만 식사는 꽁보리밥 등에 불과했다. 생활 여건 또한 비위생적이어서 눈병이나 피부병 등에 시달렸으나 제대로 치료받지 못했다. 이렇게 맞아 죽거나 병을 앓다 죽은 아이들은 영화숙 뒤편 야산에 암매장됐다.

시설 운영자인 재단법인 영화숙은 1966~1975년 시설 내에 ‘장림국민학교 영화숙 분교’를 운영했다. 그러나 여러 강제노역에 동원된 데다 학교 측 출석 관리도 부실했다. 교과 수업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았으며, 허위 졸업장을 발행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위원회는 국가에 ▷피해자에 대한 공식 사과와 실질적 피해 회복 조치 ▷후유증 장기 치유·관리 계획 수립·시행 ▷시신 암매장 추정 지역 유해 발굴 등을 권고했다.

부산시 조영태 행정자치국장은 “과거 부산에서 발생한 인권 침해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며 “시는 피해자들의 트라우마 치유와 안정적인 삶을 지원하기 위해 피해자 소통의 장을 마련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속보] 핼러윈 인파 혼잡에 6호선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
  2. 2오픈AI 샘 올트만 깜짝 방한…삼성 사장단에 AI 특강
  3. 3롯데렌탈 매각 거래종결, 1조3000억원가량 대금 확보
  4. 41248회 로또 복권 1등 15명…당첨금 각 19억 3365만 원씩
  5. 5기초연금 받으면 부자?…수급 상위 1% 근로소득 월 220만원
  6. 6북항 ‘부캉이’ 닷새째 자취 감춰…수온 하락 영향도
  7. 7[속보] 국힘 장동혁, 李대통령에…“돼지 눈엔 돼지만 보이나”
  8. 8민주콩고 에볼라 사망 5천명 넘어…확진자 절반 사망
  9. 9트럼프 “이란과 대화 중…전쟁에 쓴 돈 베네수서 만회”
  10. 10‘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1. 1[속보] 국힘 장동혁, 李대통령에…“돼지 눈엔 돼지만 보이나”
  2. 2한미일 외교장관 “北 완전한 비핵화 위한 의지 재확인”
  3. 3장동혁 “李대통령 ‘황제골프’ 수준 넘어 ‘민폐골프’”
  4. 4진성준 뒤늦게 美비자 발급, 野"한미동맹 균열 드러낸 외교 망신"
  5. 5李대통령 "다문화 지원 필요하나 역차별까지 정당화 안 돼"
  6. 6“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7. 7“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8. 8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9. 9[속보]한동훈, "李 정권 막는 명분 같이라면 '훈훈연대' 힘을 모을 것"
  10. 10[속보] 장동혁 “투표지 육안으로도 많은 문제…특검, 진실 밝혀야”
  1. 1오픈AI 샘 올트만 깜짝 방한…삼성 사장단에 AI 특강
  2. 2롯데렌탈 매각 거래종결, 1조3000억원가량 대금 확보
  3. 31248회 로또 복권 1등 15명…당첨금 각 19억 3365만 원씩
  4. 4기초연금 받으면 부자?…수급 상위 1% 근로소득 월 220만원
  5. 5삼성 사장단 50여명, 샘 올트먼과 AI 미래전략 논의
  6. 6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0.5원 ↑
  7. 7‘바이낸스’ 8조원대 해킹에 거래소들 보안 점검
  8. 8한화오션까지 동참… '조선사 빅3' 공동납품 체계 완성
  9. 9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10. 10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1. 1[속보] 핼러윈 인파 혼잡에 6호선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
  2. 2북항 ‘부캉이’ 닷새째 자취 감춰…수온 하락 영향도
  3. 3민주콩고 에볼라 사망 5천명 넘어…확진자 절반 사망
  4. 4부산·울산·경남 대체로 맑음…낮 최고 19∼21도
  5. 5[날씨칼럼] 가을 하늘, 안전을 돕는 페이스메이커
  6. 6홍대서 ‘마약 사탕’ 신고…경찰 확인 결과 오인신고
  7. 7기표소서 투표지 촬영해 단톡방 공개한 50대…벌금 50만원
  8. 8프로야구 입장권 부정구매 후 웃돈 붙여 되판 10대 검거
  9. 9[속보] 日여성 살해 30대 남성…성범죄 목적 가능성도 수사
  10. 10무면허 음주 뺑소니에 제지하던 사람 다치게 한 40대 항소심도 실형
  1. 1‘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2. 2“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3. 3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4. 4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5. 5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6. 6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7. 7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8. 8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9. 9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10. 10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우리은행
한 아이의 내일을 바꾸는 '부산의 힘'
한부모 가장 장애자녀 셋 돌봄…낡고 좁은 집 ‘위태’
위기가정 긴급 지원
홀로 질병과 생활고 견디는 독거노인…수도까지 끊겨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