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 탄핵 찬반집회. 연합뉴스

대학들이 개강을 맞았지만 캠퍼스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집회는 잦아들기는커녕 격화하는 양상이다.

소음과 욕설뿐 아니라 폭력 사태도 여럿 있었기에 ‘민폐’도 그만큼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2일 대학가에 따르면 3일 오후 2시 중앙대 서울캠퍼스 정문에서 탄핵 반대 시국선언이 열릴 계획이다. 탄핵을 촉구하는 이들도 이보다 30분 일찍 같은 장소에 모인다.

한양대와 숙명여대 등에서도 탄핵 반대 시국선언 연서명을 받는다는 글이 올라와 이들 대학에서도 잇달아 집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가 탄핵 찬반 집회는 양측이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시간차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여기에 유튜버나 전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 등 외부인들이 가세하며 과격해졌다.

지난달 28일 한국외대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는 서로 물러가라며 대치하던 양측이 밤늦게까지 집회 현장을 떠나지 않고 소음을 유발하기도 했으며 과열된 분위기에서 탄핵 찬성 측 남성 1명이 질서 유지 중이던 경찰을 폭행해 체포되기도 했다.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의 한국외대 게시판은 물론 인근에 있는 경희대 게시판에는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집회에 반감을 드러내는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외대 게시판에는 “신입생들이 오늘 시위를 보고 불쾌감을 안 느꼈으면 한다”는 글이 게시됐다.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지난 1일 입장문을 내고 “집회 종료 시점에는 양 진영 모두 대부분 외부 단체로 구성돼있었다”며 “경찰에 소음 통제를 지속해서 요청했지만, 관련 법에 따라 요구되는 절차가 많아 여러분의 평안한 일상이 오랜시간 침해된 점에 양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외부인 등으로 인해 구성원의 일상이 침해받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학 본부와 대처 매뉴얼 등을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때문일까. 집회가 예정됐거나 곧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대학들도 관리 방안을 고심 중이다.

중앙대 관계자는 “다른 대학 상황을 보면 충돌이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며 “집회 참가자 중에는 외부인도 많아 교내집회는 허가하지 않았고, 경찰은 물론 일부 부서 직원들도 나가 질서 유지를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익명의 대학 관계자는 “개강 이후 집회에는 재학생들이 많이 모일 수도 있다”고 우려하며 “구체적인 대비책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안전관리 담당 부서에서도 가용할 수 있는 최대 인원으로 질서 관리와 인원 통제에 나서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부산에서도 지난 24일 부산대학교 앞에서 오후 2시에 ‘탄핵 반대 대학생 시국선언’에 500여 명이 넘게 모였다. 이어 오후 3시, 부산대 민주동문회 등이 ‘탄핵 반대 시국선언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양측간 거친 말이 오갔으며 200명이 넘는 경찰관이 현장에 투입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