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비·철거 위한 기금 마련 골자
- “관련 조례 불과 석달 전 개정”
- 국힘의원들 주도로 통과 무산
전국 지자체가 빈집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부산 중구의회가 빈집 정비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내용을 담은 조례안을 부결시켜 논란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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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중구의회가 자리한 중구청 전경. 국제신문 DB |
24일 부산 중구의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빈집정비기금 설치 및 운영 조례안’이 찬성 3표, 반대 4표로 부결됐다. 조례안의 핵심은 빈집 정비를 위한 ‘곳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내년부터 1년에 5억 원 씩 5년 동안 구 예산을 기금으로 투입, 빈집 정비와 철거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통상 구의 사업비는 일반회계로 분류돼 구가 시행하는 다른 사업과 경중을 따져 예산이 배정된다. 하지만 기금이 만들어지면 다른 사업과 경쟁 없이 안정적으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빈집 사업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보장받기 위해 조례안이 마련됐다.
그러나 조례안은 국민의힘 소속 구의원들의 반대로 통과하지 못했다. 이들은 구가 관련 조례를 개정한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부결 이유로 들었다. 중구는 1992년부터 기금처럼 일반회계에서 분리돼 안정적으로 예산을 확보하는 ‘주거환경개선 특별회계’를 시행 중이었는데, 지난해 12월 조례 개정을 통해 사업범위에 빈집 정비도 포함됐다. 주거환경개선 특별회계에는 5억 원가량이 모여 있어 빈집 정비에 나설 수 있다는 게 국민의힘 구의원들의 주장이다.
국민의힘 소속 한 구의원은 “빈집 문제의 심각성은 충분히 안다. 하지만 지금도 사업 진행은 가능하기에 당장 통과시켜야 할 조례안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더 나은 빈집 해결 방안이 있는지 더 따져 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심각한 빈집 상황을 고려하면 특별회계 자금이 빨리 고갈될 가능성이 커 빈집 정비에만 쓰는 기금을 별도로 만들어 사업비를 미리 비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지난해 기준 부산의 빈집은 11만4245채로, 7대 특별·광역시 중 가장 많고, 중구는 2019년 264채에서 지난해 600여 채로 크게 늘었다.
조례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강희은 의원은 “빈집 문제는 중구뿐만 아니라 부산 전체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다. 특별회계 자금으로 지금 당장은 사업 시행에 문제는 없으나, 멀리 보면 자금이 고갈될 가능성이 크다. 별도 기금을 마련해 장기적으로 빈집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