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앞바다에서 침몰한 부산 선적 대형 트롤 선박 제 22 서경호(139ｔ) 수중 수색작업이 시작됐지만 기상과 선내 여건 등의 이유로 난항을 겪고 있다. 중단된 수색은 다음달께 재개될 예정이다.

지난 25일 오전 전남 여수시 삼산면 하백도 동쪽 해상에서 침몰한 제22서경호 실종자를 찾기 위한 민간 잠수부가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전남도 제공

전남도는 26일 오후 ‘수색 모선(183ｔ)’이 서경호가 침몰한 사고지점을 떠나 여수 월전항으로 복귀했다고 28일 밝혔다. 수색모선은 사고지점에 고정돼 잠수장비를 보관하고 잠수사의 숙소, 식당 등의 역할을 하는 일종의 베이스캠프다. 수색모선이 돌아왔다는 건 당분간 수색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상 악화 등의 이유로 현장에 남아있기 어렵다고 판단해 복귀한 것으로 알려진다.

전남도는 이달 초 10억 원 가량을 들여 한 수중 공사업체와 선내 서경호 실종자 수색을 위한 30일 기간의 민간 잠수부 투입 계약을 완료했다. 지난 23일 서경호 사고지점에 수색 모선 고정줄 설치를 진행하면서 계약은 시작됐고, 25일 처음으로 민간 잠수사가 투입됐다. 하지만 이날 조타실과 선실 등의 입구가 그물 등으로 엉켜 있어 선내 진입은 실패했다. 26일에는 오전에 1차례 투입됐지만 상황에 큰 진전은 없었다.

수색모선이 다시 사고현장으로 이동하는 일자는 오는 31일, 늦으면 ‘조금’ 때인 다음달 5일 인근이 될 예정이다. 전남도는 기상만 허락된다면 언제든 다시 수색모선을 이동해 즉시 수색에 착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음번 수색은 유리창을 깨는 등 우회해 선내에 진입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잠수부들은 2인 1조로 팀을 이루는데, 한번 투입될 때 산소통의 용량과 선체까지 왕복하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선내를 수색할 수 있는 시간은 15분~20분 가량이다. 짧은 시간 내에 우회 방법을 찾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경호는 지난달 9일 여수 삼산면 하백도 동쪽 17㎞ 해상에서 침몰해 5명은 사망했고, 5명은 실종된 상태다. 서경호 실종·사망자 가족들은 지난 12일 부산시청 앞에서 선사와 부산시가 실종자 수색 지원에 인색하다며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